차기 대선 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여권은 '이재명 대 이낙연', 야권은 '친윤 대 반윤' 구도로 모두 '편가르기'에 나서자 경계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같은 편임에도 내가 살려고 상대방을 헐뜯다가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경선 이후 화학적 결합이 어렵거나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백제 발언' 공방에 대해 "이 지사가 그런 (지역주의) 뜻은 아니었다고 보는데, 그런 트집을 잡힐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둘 다) 반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 발언에 대해선 "꼭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정책이나 추진력을 얘기한 것일 수도 있다"며 "어쨌든 말이 많으면 꼬투리 잡히게 돼 있다. 쓸데없이 그런 소리를 뭐 하러 꺼내나"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2004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 표결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참 어리석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 같았으면 '탄핵에 네가 찬성했냐 반대했냐'는 다 잊어버렸을 거다. 그 정도의 통을 가졌던 분"이라며 두 후보에게 포용력을 주문했다.
국민의힘에선 대권 주자인 김태호 의원이 나섰다. 그는 27일 페이스북에 "친윤석열계, 친최재형 등 마치 당이 또다시 계파로 분열되는 듯한 징후들이 보도되고 있다"며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의 계파 갈등으로 망한 경험이 있는데 아프게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계파 갈등의 쓰라린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는데 다시 계파논란에 휩싸여야 되겠나. 의원 줄 세우기로 비치면 국민들도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며 "당이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적극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