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교 동창이 최근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관련자 수사에 착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묻힐 뻔했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났다"며 "고교동창 장모군이 '영상 속 인물이 조민이 맞다, 내 보복심이 진실을 가렸다'며 용기를 내 진실을 밝혔다"고 환영했다.
조민씨와 한영외고 유학반 동창인 장씨는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09년 5월 서울대 세미나에 조민씨가 참석한 게 맞다"고 밝혔다. 장씨는 앞서 조 전 장관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었다.
윤 원내대표는 장씨 진술과 관련한 수사와 1심 재판 결과를 '날조된 진실'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 줌도 안 되는 검찰 권력 유지를 위해 국론마저 분열시킨 그 사람이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국민통합 운운하며 야당 대권주자로 나서는 현실이 통탄할 노릇"이라며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저격했다. 또 공수처에 수사를 촉구한 동시에 "검찰은 즉시 감찰에 착수해야 하고 인권보호관도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내대책회의는 주로 정책과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날 원내 주도부의 첫 발언은 조국 사태였던 셈이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원내대표께서 조 전 장관 딸에 대해 진실을 밝혀준 장군의 용기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렸다"며 "검찰의 선택적 수사에 대해 (조 전 장관) 가족이 파탄 났는데 이 부분에 대해 공수처가 사건 전모를 밝히고 법무부의 감찰 착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송영길 대표의 사과 이후 당 지도부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거리를 둬왔다. 그러나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내년 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에 넘겨주기로 한 여야 간 합의 발표 이후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불만이 잇따르면서, 원내지도부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조국 카드'를 다시 꺼낸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