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 감염지인 호찌민시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 있는 조치로, 정부는 상황이 호전되기 전까지 통금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주베트남 호찌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호찌민 인민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시 전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통행금지는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이며, 응급 진료 및 긴급 방역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시민들의 이동이 제한된다. 식료품 구매를 위한 최소한의 외출 역시 통금 시간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사실상 최후의 방역 조치인 통금령까지 내려지자 한인 사회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특히 주재원 가족들은 야간 이동까지 막히자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베트남 당국이 통금을 실시한 전례가 없다보니 출국자라 하더라도 저녁 6시 이후에는 이동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며 "출국 예정 교민은 가급적 6시 이전에 공항에 도착해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은 전날도 7,52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좀처럼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23일 9,225명에 비해 전체 감염 수치는 줄었으나, 남부의 빈즈엉성 등 지방에선 확진자가 오히려 느는 추세다.
최대 감염지인 호찌민시의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 베트남 전체 감염자의 70%를 차지하는 호찌민은 전날도 5,0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23일 기준, 호찌민 한국교민 19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현지 격리시설에서 치료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