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감사원장직을 내려놓은 뒤 속전속결로 국민의힘에 입당해 보수 정체성을 분명히 밝힌 것이 '최재형'이라는 이름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 결과다. 26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최 전 원장은 '최재형 표 정책'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TBS가 이달 23, 24일 실시한 여야 대선주자 적합도(지지율) 조사에서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8.1%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 같은 조사 대비 2.5%포인트 오른 수치로, 여야 대선주자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4주 전 같은 조사 때는 최 전 원장의 이름이 없었고 3주 전 지지율이 3.2%였던 점을 고려하면, 오름세가 뚜렷하다.
최 전 원장은 60세 이상(11.9%)과 보수성향 유권자(13.9%), 서울(9.4%) 및 인천·경기(10.5%) 거주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최 전 원장이 '유력한' 대선주자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에 달렸다. 아직 청신호가 밝게 켜진 것은 아니다. KSOI·TBS의 23, 24일 조사에서 보수 야권 대선주자들만 보기에 넣은 결과, 최 전 원장의 지지율(9.4%)은 전주 대비 0.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27.9%)과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정책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정도를 걷겠다는 것이 최 전 원장의 구상이라고 한다. 그는 26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나라를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과 정책 비전을 말씀드리면 국민들께서 더 지원해주시리라 기대한다"며 본격적인 '정책 경쟁'을 예고했다.
이어 최 전 원장은 대선 예비후보로서의 첫 일정으로 국민의힘 청년 당원들을 만났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그는 "현 정부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정책 수립을 지속하고 있어 여러 젊은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도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31세 청년이 150여 장의 이력서를 남기고 고독사했다는 최근 기사를 소개하면서 "청년들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대한민국이 다시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던져 싸우겠다"고도 했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KSOI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