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양궁 남녀혼성 단체전 김제덕(17· 경북일고) 선수는 어머니 없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쾌거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일고에서 김제덕을 지도하고 있는 황효진 코치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러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데 김제덕 선수에게 더 마음이 쓰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는 진행자 질문에 "제덕이 어머니는 안 계시고 아버지도 몸이 좀 안 좋다"며 "그러다 보니 신경을 더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덕이가 또 잘해야 되는 이유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코치는 경기 중에 "코리아 파이팅"이라고 외친 김제덕 선수가 오히려 안쓰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덕이가 상대의 멘털을 흔들려고 한 건 아니고, 긴장감을 좀 풀려고 '파이팅'을 하겠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대회 나가기 전에도 특별 훈련 할 때부터 '파이팅' 소리치면서 스스로 긴장을 풀려고 했는데,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그 긴장감을 겪는다는 게 좀 안쓰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덕이가 왜 외치는 줄 아는데 모르시는 분들이 (댓글에) '시끄럽다'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남은 경기를 잘해야 되는데 혹시나 상처받고 방해될까 싶어서 (김제덕 선수에게) 댓글 읽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황 코치는 김제덕 선수가 양궁을 시작한 계기도 공개했다. 그는 "제덕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했다"며 "학교에서 원리원칙도 많이 따지고 친구들이랑 장난도 많이 쳐서 학교 선생님이 '양궁장에 가서 좀 침착하게 하는 것도 배워라' 하고 보냈는데 1년 반만인가? 전국대회 금메달을 다 휩쓸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선생님들께서 재능이 있고 이런 건 잘 모르고 시켰던 것 같다"며 "'하나를 알려주면 그 하나를 완벽하게 캐치할 때까지 선생님들도 피곤할 정도로 훈련하려고 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덕이가 완벽주의자에 가까워 밤 12시까지 많게는 하루 1,000발을 쏘며 본인 직성이 풀릴 때까지 훈련해 어깨 부상이 있었다"며 "남은 경기 잘 마무리하고,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목표를 이루면 좋겠다"고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