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왜 저만 잘못했다 하나…이재명의 '백제 발언' 상식적 문제 제기"

입력
2021.07.26 12:30
민주당 대선 경선, 지역주의 논쟁 지속
이재명 '영남 역차별', '백제' 발언 겨냥
이낙연 "의도 없이 말하는 정치인 없다"
"왜 저만 잘못했다고 하는지를 모르겠고요. (이재명 경기지사의 발언이 보도된) 중앙일보를 보면 상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나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때아닌 적통 논란에 이어 지역주의 논쟁까지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갈등의 당사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을 '호남 후보 불가론'으로 규정하고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 지사가 "확장력"을 근거로 호남 지역을 깎아 내렸다는 취지인데,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는 26일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백제 발언은 덕담'(?) 이낙연 "비판한 사람들이 바보냐"

먼저 논란이 된 이재명 지사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은 이렇다.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잡은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 그런데 작년 여름에는 이낙연 후보가 전국에서 매우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어서 이분이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그렇게 판단했는데 그 후로 지지율이 많이 바뀌었다.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인데 전국에서 골고루 표를 받을 수 있는 후보가 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느냐"라며 "저뿐만 아니라 당내에도 여러 분, 또 다른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했다. (이 지사 측은) 왜 저만 잘못했다고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발언이 왜 '호남 후보 불가론'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선 백제를, 전국을, 이런 식의 접근은 상식적인 반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 확장력을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관계자 문책 등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 "뭘 왜곡했다는 얘기인가"라며 "비판도 제가 제일 온건하게 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백제 발언'이 이 전 대표를 칭찬하는 맥락에서 나왔다는 이 지사 측 설명에 대해서는 "떡이었으면 떡이라고 보도했겠죠. (그런데) 그 신문을 보고 많은 정치인들이 비판하고, 그렇게 보도한 신문들이 있는데 그 정치인들이나 기자들이 모두 바보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낙연 "네거티브 과열 안 돼...없는 얘기 꺼낸 적 없다"

그는 앞서 '영남 역차별' 논란을 일으킨 이 지사의 안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도도 없이 말하는 정치인이 있느냐"라며 "안동 발언은 해명 자체가 사실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이 지사를 두둔하고 나서며 'PK(부산·경남) 후보론'을 역설한 데 대해서도 "당신(김 의원)은 당신 지역이 되는 게 좋겠다. 이렇게 또 얘기하고 있다"며 "후보를 지역과 연계해 선거를 풀이하는 그 접근법이 낡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측근인 최인호 의원이 자신과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 지사 측에서 '선거전에 김 지사를 이용한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그런 일을 당하신 분이 오히려 본인보다는 대통령을 걱정하시는 것에 최 의원이 감동한 것 아닌가"라며 "네거티브건 뭐건 간에 보통 그 경우에 처해서 누구를 부탁한다는 것이 어떤 감동 같은 걸 주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른바 네거티브가 과열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저희가 없는 것을 얘기 꺼내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 보도된 걸 확인한 건 있었을지 몰라도"라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