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적통 논란에 이어 지역주의 논쟁까지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갈등의 당사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을 '호남 후보 불가론'으로 규정하고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 지사가 "확장력"을 근거로 호남 지역을 깎아 내렸다는 취지인데,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는 26일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먼저 논란이 된 이재명 지사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은 이렇다.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잡은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 그런데 작년 여름에는 이낙연 후보가 전국에서 매우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어서 이분이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그렇게 판단했는데 그 후로 지지율이 많이 바뀌었다.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인데 전국에서 골고루 표를 받을 수 있는 후보가 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느냐"라며 "저뿐만 아니라 당내에도 여러 분, 또 다른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했다. (이 지사 측은) 왜 저만 잘못했다고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발언이 왜 '호남 후보 불가론'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선 백제를, 전국을, 이런 식의 접근은 상식적인 반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 확장력을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관계자 문책 등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 "뭘 왜곡했다는 얘기인가"라며 "비판도 제가 제일 온건하게 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백제 발언'이 이 전 대표를 칭찬하는 맥락에서 나왔다는 이 지사 측 설명에 대해서는 "떡이었으면 떡이라고 보도했겠죠. (그런데) 그 신문을 보고 많은 정치인들이 비판하고, 그렇게 보도한 신문들이 있는데 그 정치인들이나 기자들이 모두 바보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앞서 '영남 역차별' 논란을 일으킨 이 지사의 안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도도 없이 말하는 정치인이 있느냐"라며 "안동 발언은 해명 자체가 사실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이 지사를 두둔하고 나서며 'PK(부산·경남) 후보론'을 역설한 데 대해서도 "당신(김 의원)은 당신 지역이 되는 게 좋겠다. 이렇게 또 얘기하고 있다"며 "후보를 지역과 연계해 선거를 풀이하는 그 접근법이 낡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측근인 최인호 의원이 자신과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 지사 측에서 '선거전에 김 지사를 이용한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그런 일을 당하신 분이 오히려 본인보다는 대통령을 걱정하시는 것에 최 의원이 감동한 것 아닌가"라며 "네거티브건 뭐건 간에 보통 그 경우에 처해서 누구를 부탁한다는 것이 어떤 감동 같은 걸 주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른바 네거티브가 과열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저희가 없는 것을 얘기 꺼내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 보도된 걸 확인한 건 있었을지 몰라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