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토지 거래량과 땅값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땅값 상승폭은 이전 분기보다 커졌고 2년 3개월 만에 17개 시도에서 모두 올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중 유동성 자금이 아파트 대신 땅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25일 '2021년 2분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땅값은 올해 2분기 1.05% 올라 1분기(0.96%)보다 상승폭이 0.09%포인트 확대됐다. 2018년 4분기(1.2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2분기(0.79%)에 비해선 0.26%포인트 뛰었다. 17개 시도에서 땅값이 모두 오른 것은 2019년 1분기 이후 27개월 만이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이다. 세종의 올해 2분기 땅값은 1.79%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해 3분기(4.59%) 이후 감소하고 있어도 상승률은 4분기 연속 선두를 지켰다.
수도권도 세 분기 연속 땅값이 오르며 전국의 땅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울은 지난해 4분기(1.22%), 올해 1분기(1.26%)에 이어 2분기에도 1.34% 올랐다. 경기(0.95→0.97→1.07%)와 인천(0.88→0.90→0.96%)도 상승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땅값뿐 아니라 전국의 토지거래량 또한 크게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전국에서 89만7,535필지(총 617.6㎢)가 거래됐는데, 1분기(84만6,114필지) 대비 6.1%, 지난해 동기(80만5,000필지) 대비 11.5% 늘었다.
특히 동남권 메가시티를 추진 중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토지거래량이 급증했다. 울산은 2분기에 1만4,452필지가 거래돼 1분기(1만1,328필지)보다 거래량이 27.6% 늘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토지거래량 상승률이다. 경남과 부산도 지난 분기보다 각각 20.0%, 18.9% 토지거래가 늘어 상승률 2위와 4위에 올랐다.
건축물에 딸린 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는 전국에서 33만9,096필지(총 567.5㎢)가 거래돼 1분기 대비 7.4%, 지난해 동기 대비 22.6% 거래량이 증가했다. 순수토지 거래량은 연초 감소세를 보이다 3월 개발사업지 인근 농지 중심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토지 거래가 늘고 땅값이 높아진 이유로 위축된 아파트 시장의 영향을 거론하고 있다. 3기 신도시 등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택지 개발 정책으로 토지 수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의 경우 아파트나 빌딩에 투자될 자금이 토지 투자로 대체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 아파트에 들어갈 자금이 토지로 간다"며 "땅값이 올라가면 아파트값도 같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토지가격 및 토지거래량 변동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이상 현상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