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 근처에 엄마 고양이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동네고양이 모녀는 다행히 캣맘의 돌봄을 받고 있었는데요.
모녀 고양이의 행복한 생활도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아파트 한 주민이 단지 내에서 엄마 고양이가 후진하는 차량에 치이는 것을 목격한 건데요. 손 쓸 틈도 없이 엄마 고양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새끼 고양이만 남겨졌습니다. 너무 어린 고양이라 그대로 두면 살아갈 확률이 거의 없었고 이를 지나칠 수 없었던 주민은 고양이를 데려와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새끼 고양이는 고양이 감기인 허피스에 걸려 있었지만 구조자의 돌봄 속에 건강을 회복했는데요,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는 가족이 있어 더 이상 돌보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캣맘 역시 이미 돌보는 고양이가 많아 새끼 고양이가 당장 갈 곳이 없게 됐는데요.
구조자는 지난달 말 평소 회원으로 활동하던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에 도움을 요청했고, 사정을 들은 팅커벨프로젝트는 고양이를 입양센터에 입소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은 마루(3개월령∙암컷)라는 이름을 얻고 고양이 언니, 오빠들과 지내며 센터에 적응하고 있는데요. 활발한 성격으로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빠른 몸놀림으로 센터를 누비고 있다고 하네요.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성묘와 아기 고양이의 합사가 성묘 간 합사보다는 쉽다고 하지만 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라며 "다행히 걱정이 무색하게 성묘들이 마루를 막냇동생으로 대하면서 잘 놀아주고 보살펴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어릴 때 사람 집에서 같이 생활한 덕분에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에게 친화적이다"라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지내는 준비된 반려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고양이의 경우 어릴 때 입양을 가지 못하면 입양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마루가 하루빨리 새 가족을 만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비록 엄마를 잃었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반려묘로 살게 될 기회를 얻은 마루가 평생 함께 할 '집사'를 기다립니다.
▶입양문의: 팅커벨프로젝트 hdyc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