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이 좌절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태권도 첫 메달을 따낸 장준(21·한국체대)이 "다음 올림픽에는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형들이랑 '다 같이 1등하자' 약속했었는데 못 지켜서 아쉽다"며 "내일 (이)대훈이 형도 그렇고 (이)아름 누나도 그렇고 결승 가서 꼭 1등 해 줬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말도 덧붙였다.
장준은 24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경기에서 헝가리의 오마르 살림에게 승리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장준의 표정에선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는 "금메달을 못 따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은 기쁜 마음이 더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시합에 임했는데 아쉽게 준결승에서 져서 조금 멘탈적으로 많이 다쳤었다"고 털어놨다.
장준을 다시 한번 일어서게 한 것은 주변의 격려였다. 그는 "주변에서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니까 메달만 따도 잘한 거라고, 메달을 따고 안 따고는 천지 차이니까 다시 멘탈 잡고 메달만 따자고 격려해줬다. 덕분에 멘탈을 잡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메달을 딸 수 있었다.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장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결 가벼워진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46-16으로 상대를 가볍게 제압했다. 그는 "준결승 뛸 때까지는 긴장도 많이 하고 중압감 같은 게 크게 다가와서 부담이 많이 됐다. 그런데 지고 나니 부담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올림픽이라 다른 경기보다 긴장이 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에 시합을 한 번도 못 뛰어서 시합 감각 같은 게 많이 떨어졌는데, 곧바로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뛰어서 긴장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장준은 "다음 대회 나가서 우승하면 (지금 남아 있는 아쉬움이) 없어질 거 같다"며 "일단 첫 올림픽을 경험해 봤으니 다음 올림픽에 나가게 되면 좀 더 긴장을 덜 하고 좀 더 준비해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