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간 충돌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 지사 쪽이 이 전 대표의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행적을 두고 공세를 펼치자, 이번엔 이 전 대표 측에서 이 지사의 호남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한 게 충돌 지점이 됐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아직 대선 도전 의사가 확고하지 않았던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응원하면서 이같은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 측은 "이분(이 전 대표)가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이긴다면 이건 역사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 이분이 이기는 게 더 낫다. 실제로 그렇게 판단했다"는 인터뷰 발언 원문도 24일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발언에 지역 차별적인 인식이 담겨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며 "진정으로 확장을 원한다면 낡은 지역대립구도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 측 이병훈 의원도 "당내에서 먼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했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왜곡된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며 반박했다. 이 지사 대선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호남불가론'을 언급한 바 없다. 도리어 이낙연 후보를 극찬하며 지역주의 초월의 새 시대가 열리길 기대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떡 주고 뺨 맞은 격"이라고 했다.
양측은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두고는 '문심'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 대선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이 전 대표에게 "대통령을 부탁드린다"고 한 점을 23일 공개하며 "김경수, 이낙연, 문 대통령, 당원들은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지사 대선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24일 "이런 방법으로 대통령님을 당내 경선에 끌어들이는 것이 과연 대통령을 지키는 일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당내에서 부적절한 공방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들은 일제히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