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5조 손실" 사상 첫 무관중 개최...사라진 '올림픽 특수'

입력
2021.07.23 22:31
무관중 개최로 역대 최대 적자 폭 기록 전망
입장권 환불에 이어 민간 소비도 타격
일본 연구소 1조엔 경제 손실 추정...일본 경제에 부담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무관중 올림픽’으로 치러지면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향후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른다.

외신 등을 종합하면 8년 전 일본 도쿄도가 올림픽 유치에 나섰을 당시만 해도 올림픽 예산 규모는 74억 달러(약 8조6,00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제 공식 예산은 154억 달러(약 17조7,000억 원)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올림픽 경기장과 관련 시설 건축 및 개ㆍ보수 비용과 코로나19 대응 비용 등으로 70억 달러(약 8조430억 원)가 추가되면서 올림픽 전체 예산은 200억 달러(23조 3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역대 올림픽들이 예산을 초과해 왔다는 것은 거의 정설에 가깝지만 도쿄올림픽의 경우 예산 초과 폭이 역대 최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 배 이상 초과한 예산을 메워줄 수익은 역대 최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에서 수도권 내 올림픽 행사도 모두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관련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본 민간 연구소 노무라소켄은 입장권 환불과 숙박ㆍ교통 이용 감소로 인한 손실을 1,309억 엔(약 1조3,6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민간 소비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당초 올림픽 참가 선수 등 18만 명의 외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해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입국자 제한을 두면서 지난달에는 입국자 수가 5만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올림픽 특수에 따른 여행과 관광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올림픽에 대한 자국 내 여론마저 악화하면서 스폰서기업들의 광고 수익도 급감했다.


올림픽으로 인한 경제 효과 역시 예상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일본 내에선 올림픽 개최로 약 1조9,790억 엔(약 20조5,200억 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노무라소켄은 ‘무관중 올림픽’ 여파로 1조270억 엔(약 10조7,000억 원)의 경제 효과 손실을, 다이치생명보험연구소는 1조2,000억 엔(약 12조4,500억 원)의 민간 소비 감소를 예상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는 도쿄올림픽에 따른 경제 손실 규모가 총 2조4,133억 엔(약 2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도쿄올림픽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일본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올림픽 이후 공적 자금을 투입해 적자를 메워야 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억 달러가 투입된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이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내면서 일본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도 “도쿄올림픽은 전통적으로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올림픽 유치 입찰에 참여하는 도시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