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적용이 26일부터 2주간 추가 적용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최고단계인 4단계를 2주간 적용했으나 확진자 수가 줄지 않아서다. 방역당국은 2주간 연장해도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집합금지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름휴가철을 맞아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단계를 일괄적으로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6일부터 다음 달 8일 24시까지 2주간 수도권 전체에 대한 거리 두기 4단계 적용을 연장한다고 23일 밝혔다.
중대본은 “수도권 유행 확산 속도가 약간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하루 1,000명 내외로 많은 환자가 발생해 감소세로 반전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사이에서 2주 연장이 아니라 3주, 4주 연장까지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서는 “국민 생활과 생업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4단계 연장에 더해 방역당국은 일부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풋살, 야구 등 단체 경기의 경우 필요한 최소 인원 보장을 위해 '18시 이전 4인, 18시 이후 2인' 사적모임 허용 한도에서 이제껏 예외로 간주했으나, 앞으로 2주간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에는 주간 4명, 야간 2명 기준이 적용된다. 실내체육시설에만 적용되던 샤워실 운영 금지도 실외 시설에까지 확대 적용된다.
공무나 경영에 필수적인 공식적 행사라 해도 숙박까지 하는 건 금지했다. 확진자를 대거 쏟아졌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에는 QR코드 등 출입명부관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시회·박람회 등의 경우 부스 내 상주인력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따른 음성을 확인받아야 한다.
방역당국은 4단계 2주간 연장에 플러스 알파 조치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증가세를 꺾지 못하면 "위험시설 집합금지, 운영시간 제한 강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수도권 4단계에서는 유흥시설에는 집합금지, 다중이용시설에는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2주 뒤에는 헬스장, 식당, 카페와 같은 일상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까지 고려하겠다는 얘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국민 개개인에 대한 사적 통제는 충분히 강화된 상태이기에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제한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시설별 위험도 평가에 따라 한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단계 강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날 0시 기준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565명으로 국내 발생 환자 중 35.9%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강릉은 4단계가 적용되고, 대전과 부산은 3단계가 적용되는 등 지역별 확산세 차이에 따라 지자체별 대응은 다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데 좁은 국토 내에서 지역별 단계를 차등 적용하는 건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도 "비수도권에는 3단계를 일괄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어 지금 논의 중으로 이르면 25일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6일부터 시작되는 50대 백신 접종자들에 한해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 주기를 3주에서 4주로 바꿨다. 이를 위해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 1, 2차 접종주기에 대한 규정을 최대 6주로 변경했다.
이렇게 바꾼 이유는 원래 50대 전원이 1, 2차 접종 주기가 4주인 모더나 백신을 맞을 예정이었으나, 백신 수급 차질 때문에 수도권 거주자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돼서다. 누구는 3주, 누구는 4주 간격으로 접종하느니 4주 간격으로 통일해 접종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다만 28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 초중등 교직원,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등에 대해서는 2학기 학사 일정을 감안해 1, 2차 접종 간격을 3주로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