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는 단 하루만 가입하고 보험료는 1만 원을 밑도는 미니보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생명보험 등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 보험사가 상품화하지 않은 반려동물, 날씨, 레저 등 틈새 보험 시장을 노리는 사업자가 많아져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니보험은 최대 가입 기간이 1년이면서 보장 한도는 5,000만 원 이하인 보험 상품을 의미한다. 운동 중 부상, 여행 취소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한다.
그동안 미니보험은 보험사의 주력 상품이 아니었다. 보험료가 낮다 보니 보험사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하지 않아 이색 상품으로 소개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미니보험 판매에 적극적인 보험사가 늘고 있다. 미니보험 상품 가입을 계기로 20, 30대를 장기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대표적인 미니보험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현재 △라이나생명 △D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이 미니보험 형태로 이 상품을 출시했다.
레저 인구 증가에 따라 운동 관련 미니보험 상품도 적지 않다. 가령 한화손해보험은 가입 기간이 하루인 홀인원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보험 가입자는 골프를 치다 홀인원을 하면 축하금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 분야에서도 미니보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기준 반려동물(개+고양이) 치료비를 보장하는 미니보험 계약 건수는 2만2,000건으로 전체 개, 고양이 860만 마리의 0.25% 수준에 그친다. 시장 규모로는 112억 원에 불과해 미국 1조 원, 일본 7,000억 원보다 크게 작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법적 분쟁에 따른 변호사 비용을 보장하는 변호사 보험, 폭설·폭우·한파·폭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공연 및 여행 취소 등을 대비한 날씨 보험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니보험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미니보험 진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관련 보험사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해 말 보험업법 개정에 따라 미니보험사 설립을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은 20억 원으로 정해졌다. 종합 보험사 설립을 위한 최소 자본금 기준인 300억 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미니보험사는 10개 업체가 설립을 희망하고 있는데 주로 핀테크 업체"라며 "법 개정으로 미니보험 시장은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