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의 한가운데 도쿄올림픽이 시작되었다. IOC가 공급하고 개최도시가 연출하는 올림픽은 한 국가의 대표로서 뛰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통해 많은 감동을 준다. 이 감동은 방송을 통해 전파되고, 기록적인 시청자 수는 글로벌 기업이 거액의 후원을 마다하지 않게 한다. 이들은 핵심적인 IOC의 파트너이자 올림픽을 지속적으로 운용해 나갈 수 있는 재정의 원천이다. 이 때문에 도쿄올림픽 개최에 일본보다 IOC의 의지가 더 강한 것은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이런 자본의 지배로 200여 개 국가의 선수는 주사를 맞고 불안한 지역을 향해 희망을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 명의 선수라도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IOC는 세계 올림픽 무브먼트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IOC 회원국과 차기 올림픽 개최도시, 그리고 방송사와 스폰서 기업에게 무기한 연기 화두를 던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IOC는 위원장 한 사람의 힘으로 움직일 수 없고 권력과 자본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오히려 한 나라의 민감한 이슈를 스포츠의 정치관여라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 데까지 왔다. 올림픽은 200여 개 나라가 참여하지만 1,000여 개에 달하는 메달은 경제 부국들이 70% 가까이 가져간다. IOC의 고민은 현실적으로 이해가 된다. 오늘날의 세상은 올림픽을 즐기기에는 놀 게 너무 많다. 게임, 유튜브, 넷플릭스 등 혁신적인 IT 발명품은 현대 올림픽의 가장 큰 경쟁자이다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많은 희망을 갖고 출발한 일본의 입장도 안타깝다. 무관중 경기로 1조 원에 가까운 입장 수입 손실을 입은 일본은 중계권과 스폰서 권리를 알뜰히 챙긴 IOC가 야속할 것이다.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개최되는 만큼 무사히 치러져서 일본 선수들의 선전과 아울러 멀리 아프리카 대륙에서부터 가까이는 한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을 통해 일본 국민들도 위로받고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일본 사회의 중요한 미덕인 화합의 와(和)를 세계로 확장하여 전 세계인의 와를 표현하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 역사적인 아픔이 있는 아시아 선수들이 특정 이슈에 불편해 하면 그를 헤아려서 진정한 화합을 보여주길 대회기간 동안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도 국제 민간 비영리 스포츠 기구 행사에 정부와 정치인들은 먼저 나서지 말고 스포츠의 세계를 존중해 줘야 한다. 대한체육회만이 아니라 국내 경기 종목 협회들도 엄연한 국제 스포츠 무브먼트의 위상 있는 단체로서 각자의 목소리로 IOC와 개별 국제경기연맹과 활발한 소통이 있어야 한다. 무관중이지만 역대 여느 올림픽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방송과 디지털 플랫폼으로 수십억 청중에게 전파될 도쿄올림픽이 긴장과 설렘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