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임기 내 청년 200만, 전 국민 100만원 기본소득"

입력
2021.07.22 17:01
6면
정책 앞세워 네거티브 공세 돌파 의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오는 2023년 '청년 125만 원·전 국민 25만 원'으로 시작해 차기 대통령 임기 내 '청년 200만 원·전 국민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예비경선에서 "기본소득이 제1공약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경쟁주자들로부터 '기본소득 선회'라고 비판받은 것을 의식해 '임기 내 실현'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적으로 기본소득의 목표금액은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수준인 월 50만 원"이라며 "가능한 범위에서 시작해 점진적·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29세 청년 약 700만 명에게 오는 2023년부터 연간 100만 원을 지급하고, 전 국민 기본소득은 1인당 25만 원씩(4인 가구 100만 원) 1회로 시작해 4회 이상으로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청년 몫 기본소득은 125만 원에서 시작해 200만 원까지 늘어난다. 기본소득은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그는 시행 첫해인 2023년에 소요되는 재원은 20조 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자연 증가분과 예산 절감과 우선순위 조정, 세원 관리 강화 등을 통해 25조 원 이상을 확보하고 연간 60조 원 안팎인 조세감면분을 순차 축소해 25조 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한다. 여기에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을 위한 '국토보유세'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세' 부과로 재원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이 지사는 "국토보유세는 조세 저항이 심할 것"이라면서도 "징수한 전액을 국민에 균등 지급하면 80~90%의 국민은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많은 '순 수혜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조세 저항을 줄이고 양극화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기본소득만을 위한 세금은 기본소득의 효과가 입증되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 차차기 정부에서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주자들이 재원 마련 방안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는 "(2023년 필요한 약 20조 원은) 연 예산 600조 원의 3% 정도"라며 "이를 마련하지 못하는 것은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본소득 공론화와 국민적 공감 형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 기본소득위원회' 설치도 약속했다. 다만 반대 여론이 거세더라도 "공약한 내용을 취소하거나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쟁주자들의 문제 제기에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도덕성 문제 등을 두고 경쟁주자들과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기본소득을 앞세워 정책 경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