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상청이 '장마 종료'를 공식 선언했어요. 이어 찜통더위도 예고했죠.
올여름은 '열돔 현상' 때문에 무더위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돼요. 장마 때 뜨거운 공기를 품고 온 북태평양고기압에 고온 건조한 북서쪽의 티베트고기압까지. 두 기압이 지표면의 열기가 빠져나갈 수 없게 한반도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에요.(▶관련기사)
연일 계속되는 폭염주의보·특보 열대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부분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에어컨 판매량도 급증했어요.(▶관련기사)
롯데하이마트는 1~20일 에어컨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증가했다고 밝혔고요. 전자랜드도 7~13일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8%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본격 에어컨 사용철을 맞아 ① 에어컨을 사용하면서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꿀팁을 한국일보가 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어봤어요. 더 오래, 잘 쓸 수 있도록 ② 기기를 관리하는 방법과 ③ 요즘 대세인 창문형·이동형 에어컨에 대한 내용도 대신 물어보고 전합니다.
에너지 절약법과 청소·관리 방법에 대해 제대로 잘 알고 있는지 자가 테스트부터 해보겠습니다. 오(O), 엑스(X) 퀴즈예요. 각 문항이 맞는지, 틀렸는지 체크해 보세요.
<해설>
1. 요즘 에어컨은 설정 온도만 맞춘 뒤 다른 조작 없이 일정 시간 계속 켜두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에어컨은 크게 정속형과 인버터형으로 나뉘어요. 정속형은 실내 온도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같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이고, 인버터형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 로 전력 소모를 줄여요.
구형인 정속형 에어컨은 늘 '풀파워'로 가동돼요. 그래서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희망 온도에 도달했을 때 에어컨을 꺼야 해요.
하지만 최근의 에어컨은 대부분 인버터형이기 때문에 '스스로' 가동 초반엔 강풍 운전해서 설정 온도까지 실내 온도를 떨어뜨린 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최소 가동한답니다.
따라서 최근 에어컨을 구매하신 분이라면 자주 껐다 켰다 하거나 자주 조작하기보다는 일정 시간 계속 켜 두시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2. 제습 기능만 가동하는 건 날씨에 따라, 가정 환경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제습 기능은 습도에 초점이 맞춰진 기능이죠. 왠지 전력 소모가 적을 것 같아 냉방 대신 하루 종일 제습 기능만 틀어놓는 분도 계신데요.
습도가 높은 날에는 일반 냉방기능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 가정 환경마다 습도를 좌우하는 밀폐 정도가 달라 제습 기능만 썼다고 해서 전기 요금이 더 적게 나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해요.
전기 요금을 절약하고 싶다면 차라리 '절전기능'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
3. 바람 방향을 위로 가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과학 시간에 배운 '대류'를 기억하시나요? 물질이 움직이면서 직접 열을 전달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흔히 차가운(무거운) 바람은 아래로 가고, 뜨거운(가벼운) 바람은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현상으로 기억하실 거예요.
이 때문에 스탠드 에어컨 송풍구를 위로 향하게 하면 차가워진 위쪽의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면서, 차가운 공기가 공간 전체에 더 골고루 빨리 퍼지게 되겠죠. 결과적으로 실내 온도도 빨리 떨어져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같은 원리로 서큘레이터와 에어컨을 함께 사용하면 실내 공기 순환이 원활해져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4. 실외기를 서늘한 곳에 둬야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실외기실 온도가 올라가면 냉방 능력이 떨어지고 에너지 소비량도 증가합니다. 때문에 환기가 잘되고 온도가 높지 않은 곳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곳이 좋습니다.
<해설>
1. 에어컨을 끄기 전 송풍 기능을 활용하거나 '자동건조' 기능을 활용해 기기 내부를 잘 건조해야 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다 보면 '걸레 썩은 냄새'라고도 하는 물때 냄새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죠. 물때 냄새의 원인은 '온도차'입니다.
더운 여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다 보면 컵 겉면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히죠? 차가운 음료와 외부 공기의 온도차 때문인데요.
마찬가지로 에어컨 내부의 열교환기(증발기, 에바, 콘덴서 모두 같은 말입니다) 표면에 온도 차이로 인해 물방울들이 맺힌다고 해요. 그런데 이 수분을 충분히 말리지 않고 에어컨을 끄는 게 반복되면 물때 냄새가 생길 수 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물때 냄새를 예방하려면 송풍 기능을 활용해 에어컨을 끄기 전에 기기 내부를 잘 건조시켜야 한대요. 자동건조 기능이 있는 에어컨이라면 더욱 편리하게 수분을 제거할 수 있겠죠.
전문 청소 업체를 불러서 에어컨을 청소했는데도 냄새가 난다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 에어컨 주변 환경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해요. 외부에서 유입된 냄새분자들이 열교환기나 기기에 흡착되면 비정상적인 냄새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2. 송풍구에 알코올을 뿌리는 건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바람이 나오는 송풍구로 알코올을 뿌리더라도 물방울이 맺히는 열교환기에 직접 닿지 않는다고 해요. 소독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는 거죠. 게다가 제품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해요.
제조사들은 곰팡이 제거를 위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전문 세척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3. 필터 청소 주기는 필터 종류마다 다르다.
필터 청소 주기는 제품 사용설명서를 참고하시면 돼요. 청소 및 교체 주기부터 청소 방법(물로 세척할 수 있는지 등)까지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답니다.
대략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에어컨 먼지 필터는 2주에 한 번 정도 물 세척을 권장하고 있고요. 공기청정 필터는 6개월마다 교체하는 제품이 많다고 해요.
요즘 1인 가구 또는 분리가 필요한 아기방이나, 분리를 원하는 자녀방에 창문형 또는 이동식 에어컨 설치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각각 설치 환경의 차이도 물어봤어요.
두 종류 모두 에어컨과 실외기가 합쳐진 형태라 실외기를 따로 설치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인버터 기술이 적용된 최신 제품의 경우 창문형이든 이동식이든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설치 환경에는 차이가 있어요. 이동식은 에어컨과 연결된 두꺼운 호스를 창문 밖으로 내는 방식으로 설치하는데요. 그래서 창문형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설치할 수 있는 창문 크기, 방향 등 설치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어요.
창문형은 설치 환경은 이동식보다는 제한적이에요. 하지만 에어컨이 바닥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고요.
다만 열교환기가 창밖 외부에 노출되도록 설치해야 해 폭우 때는 사용이 어려워요. 에어컨을 사용하면 '응축수'라는 물이 생기는데요. 보통은 자연 증발해 문제가 없지만 비가 쏟아지면 기기 내부 응축수가 모이는 곳에 물이 가득 차 작동을 멈추게 된다고 해요.
마찬가지로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도 응축수가 빨리 찰 수 있어요. 이때 기기의 배수구까지 열어놨다면 아랫집으로 물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설치 때 이 부분을 감안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