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전세시장이 하반기에도 '불장'을 이어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집값 고점 경고' 메시지를 던진 다음 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주간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임대차 3법으로 계약갱신률이 상승했다"는 정부의 자찬이 무색하게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연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36% 상승했다. 상승폭이 전주(0.32%)보다 0.4%포인트 늘었다. 2012년 5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국 아파트값도 0.27% 올라 전주보다 상승률이 0.3%포인트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산출하는 전국 176개 시·군·구 가운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진 곳은 전체의 98%에 해당하는 172곳이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건 경기와 인천이다. 경기는 0.44%, 인천은 0.46%의 상승률을 나타내 전주보다 상승폭이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커졌다. 인천은 교통 호재 및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연수구(0.59%)를 중심으로 부평구(0.50%), 계양구(0.48%), 서구(0.45%)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기는 안성시(0.89%)가 교통망 확충 기대감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인덕원역 수혜지역인 안양시 동안구(0.87%), 군포시(0.76%)도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강남 3구 등 재건축·재개발 예정지역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전주(0.15%)보다 상승률(0.19%)이 뛰었다. 201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강남구(0.20%)는 일원동과 자곡동 등 외곽 지역 위주로 올랐고, 서초구(0.18%)는 내곡·반포·잠원동의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인 건 매매시장뿐이 아니다. 아파트 전세가격 또한 날이 갈수록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22%)보다 0.03%포인트 오른 0.25%의 상승률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은 재건축 단지의 2년 실거주 규제 철회 영향으로 서초구(0.30→0.25%) 송파구(0.19→0.16%) 강남구(0.14→0.14%) 등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노원구(0.14→0.21%), 도봉구(0.07→0.19%)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폭이 커지며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2%포인트 오른 0.15%의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0.24→0.29%), 인천(0.34→0.35%) 등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0.10→0.14%)에서도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