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B조 1차전을 치른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경기장엔 어림잡아 1,000명 안팎의 어린이가 관중석에 거리를 둔 채 앉았다. 가시마 지역에 사는 것으로 전해진 어린이들이 한 칸씩 띄어 앉은 채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도쿄도 긴급사태가 8월 22일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대회 모든 경기 가운데 96%가 무관중으로 치러지게 됐지만, 이날 경기가 열린 이바라키현은 소수의 관중이 입장 가능했다. 중계 화면에 비친 가시마 지역 어린이들은 꾸준히 박수를 치며 경기장 내 허전함을 달랬다. 본부석 기준으로 골대 뒤편 좌석의 일부를 채운 이들은 대체로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 모습이었다.
관중석 한쪽엔 한글로 ‘파이팅’이라고 적은 피켓이 보였고, 전반 41분 마이클 우드 골키퍼에게 잡힌 황의조(29)의 헤딩 슛 등 결정적인 장면엔 탄성과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물론 뉴질랜드 국기를 든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한국 선수들은 뜻밖의 응원 속에 도쿄올림픽 첫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날 경기가 열린 가시마시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제주 서귀포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날 한국을 응원한 어린이들도 자매결연 도시를 품은 한국을 응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고사리손으로 30도 안팎의 날씨에도 뜨거운 박수로 90분을 응원해 준 ‘의형제’ 지역 어린이들에게 멋진 활약 속에 승리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