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흘 연속 '최다 확진' 전국 휩쓴 코로나19...나훈아도 '무릎'

입력
2021.07.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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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세 자릿수 부산시 "4단계 검토"
나훈아 벡스코 콘서트도 결국 '취소'
경기·인천서도 꼬리에 꼬리 무는 감염
"여름 대목 파탄" 강릉·제주서도 확산세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비(非)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처음으로 500명이 넘는 등 '5명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부산시는 21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날 0시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라고 밝혔다. 최다 기록을 경신한 전날 확진자 102명(21일 0시, 해외입국 포함)에 바짝 다가선 수치로, 사실상 최다 기록을 예약한 것과 다름없는 규모다. 사흘 연속 최다 확진자 수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검사 중인 검체 규모를 고려하면 오늘 하루 확진자 수는 1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전날 세 자릿수 확진가가 나온 건 작년 2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다. 사하구 고등학교와 유흥주점, 동래구 목욕탕, 수영구 체육시설 등지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이어진 결과다. 시 관계자는 "20, 30대를 중심으로 가정과 학교, 직장으로 감염이 전파되면서 다른 연령층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운대를 비롯한 7개 해수욕장과 민락수변공원 내 야간(오후 6시~오전 6시) 음주와 취식을 금지한 부산시는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검토 중이다. 23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기로 한 가수 나훈아 콘서트도 취소됐다.

경기도 내에선 신규 확진자가 465명에 달했다. 주 초 300명 중후반대까지 줄었던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해 긴장수위를 높였다. 앞서 17일 첫 감염자가 나온 구리시의 한 학원과 이천시청, 인천 부평구 주야간보호센터, 부천음악동호회, 시흥시 자동차 도장업체를 매개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염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인천시도 최다 확진자 수를 갈아치웠다. 전날 확진자 126명을 기록했다. 인천에서 세 자릿수 감염이 확인된 건, 올해 1월 3일(103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동구 대형마트 및 연수구 체육시설과 중구 냉동회사 등지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져 시민과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구 주점과 관련 있는 누적 확진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그동안 76명과 32명의 확진자가 나온 미추홀구와 부평구 초등학교에선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인천지역의 준·중환자(중증에서 상태가 나아지거나 중증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환자) 병상이 바닥난 상황이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 강원 강릉에서도 7일째 두 자릿수 확진자 행진을 이어갔다. 잇단 예약취소로 한 해 장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여름 대목에 지역상권이 타격을 입었으나, 바이러스의 기세는 여전하다. 이날 지역 내 검사 건수는 3,712건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았다. 시 관계자는 "유증상자 대부분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이는 등 젊은층을 매개로 확산된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기세가 강력하다"고 말했다.

역시 최다 기록인 34명의 확진자가 나온 제주에선 유흥주점과 고등학교 등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방역은 감시와 통제만으로 결코 해결되지 않는 만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출입기록 관리 등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8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경남에선 진주시를 비롯한 6개 시가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끌어올렸다. 대전 태권도장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70명을 넘었다. 전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방역 단계가 낮은 피서지에 관광객이 몰릴 조짐은 여전한 상황이다.



강릉= 박은성 기자
부산= 권경훈 기자
이종구 기자
이환직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