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력수급 비상? 野 "탈원전 탓" vs 與 "가짜뉴스"

입력
2021.07.21 14:30
이철규 "정부가 원전 가동률 낮춰… 블랙아웃 될 뻔"
김성환 "文정부서 되레 원전 4개 늘었다" 반박
여야, 원안위 '원전 조기 가동' 결정 두고도 공방

열돔 현상으로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며 전력 수급 문제가 우려되는 가운데, 여야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탈원전 정책 때문에 2011년 이후 블랙아웃 위기가 닥칠 정도로 전력 수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은 가짜 뉴스라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 들어 원자력 발전소 수가 늘어 전력 수급에는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인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력난이 탈원전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일부 지적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철규 "원전 3기 조기 가동, 정부 전력난에 부랴부랴 결정"

이 의원은 탈원전 정책이 전력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최근 정비 중이던 신고리 4호기 재가동을 결정한 게 방증이라는 것이다. 원안위는 최근 원전 3기의 재가동 일정을 앞당겼는데, 전력 공급 위기감 때문이라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신한울 1호기는 예정대로면 2018년 4월에 발전해야 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갑자기 늦어졌고 최근에서야 가동 승인이 났다"며 "정부가 1년 이상 온갖 코미디 같은 이유로 승인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호기도 2019년 2월부터 가동이 됐어야 할 발전소고, 신고리 5호기도 올해 2월부터 상업 가동이 됐어야 했다"며 "정부가 탈원전 정책 때문에 오판했고, 발전소 가동 시기가 늦어졌다. 사실상 원전 가동률을 낮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급하니까 원전 3기를 조기 가동시켰다. 그나마 다행"이라며 "3기가 제대로 돌아갔다면 4.2 기가와트(GW) 용량이 확보돼 블랙아웃 걱정이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원안위가 원전 3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적어도 6월 이전에 정비를 끝냈어야 했다"며 "이런 과정 없이 급하니까 (3기 가동을) 부랴부랴 10일 정도 당겼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원전 가동은 장기 계획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전력 수급과 상관없다'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 "올해 쓸 에너지는 2020년에 공급 능력을 키워야 했는데, 원전이 나쁘다는 전제가 있으니 전력 4.2GW 용량을 (원전 3기를) 가동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성환 "정부, 원안위에 뭐라고 못 해… '조기 가동' 표현 부적절"

그러나 김성환 의원은 탈원전 정책과 전력난 우려는 연관성이 없다며 이 의원의 주장은 가짜라고 따졌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들어 원전 개수가 늘었고, 원안위의 원전 3기 조기 투입도 정치적 의미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전을 급격하게 줄이는 게 아니라 2080년까지 60년에 걸친 매우 단계적인 정책"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현재 24개 원전이 가동 중인데, 실제 네 개가 더 늘었다. 원전은 계속 지어지고 있고, 탈원전 때문에 전력 수급 문제가 생겼다는 건 팩트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원안위 결정에 대해 "원안위원들은 원전에 우호적인 분들로, 안전 문제를 꼼꼼히 점검해 가동 시점을 정한다"며 "정치적으로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여름철 전력 수급에 맞게 원전 3기를 미리 정비했어야 했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대해 "월성 3호기는 22일까지, 신월성 1호기는 26일까지 계획(에 맞춰) 정비하게 돼 있었다"며 "정비 기간이 사실상 거의 종료된 시점이라 '조기 가동'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력 피크 시점을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가동 시점을 아주 앞당긴 게 아니라 과도하게 해석할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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