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청해부대 301명 전원 조기 귀국

입력
2021.07.20 19: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장병 301명이 20일 조기 귀환했다. 지난 2월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을 개시한 지 5개월 여 만에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중도철수한 것이다. 이들 가운데 증세가 심한 14명은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장병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시그너스' 2대가 이날 5시30분과 6시20분에 각각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1호기에는 아프리카 현지병원에 입원했던 16명을 포함해 확진자 160명, 뒤이어 도착한 2호기에는 코로나19 경증 및 무증상 확진자 87명과 미확진자 50명, '판정 불가' 4명 등 141명이 탑승했다.

군복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송기에서 내린 장병들은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중·대형 버스 17대와 구급차 10대에 나눠탔다. 증상 경중에 따라 군 병원(성남 국군수도병원, 국군대전병원) 2곳과 군 생활치료센터(국방어학원) 1곳, 민간 생활치료시설 1곳으로 각각 분산 격리됐다. 이 가운데 중증인 3명과 현지 의료기관에 입원한 11명 등 14명은 곧바로 군 병원으로 이송됐다. 청해부대 34진 장병 전원은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유전자증폭(PCR) 재검사를 받는다. 음성으로 확인되더라도 경남 진해의 해군시설로 이동해 일정 기간 격리 생활을 한다.

귀국 장병들의 표정에는 귀국했다는 안도감보다는 장기간 비행 등에 따른 피로와 불안이 드리워져 있었다. 버스에 탑승한 일부 장병은 전화로 가족 등에게 안부를 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청해부대 장병 301명 전원은 당초 다음 달 현지에서 임무교대를 하고 10월쯤 귀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대원 중 82.1%에 이르는 총 2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방부는 부대원들의 조기 귀국을 위해 지난 18일 KC-330 2대를 현지에 급파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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