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차기 대선주자 구도가 "여야 3강(强)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이낙연 캠프의 말이 기대에서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이 전 대표의 행보가 급변한 것도 아닌데, 그를 향한 지지 여론은 어디에서, 왜 돌아온 것일까.
이 전 대표 지지율은 당 대선 경선이 시작한 4주 전부터 오름세를 탔다. TV토론을 거치며 '바지 발언' 등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불안함을 느낀 여권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 전 대표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많다. 이 지사의 전략적 패착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주 동안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 지지율은 3.0%포인트 하락(6월 4주 28.4%→7월 3주 25.4%)한 반면, 이 전 대표는 7.8%포인트(6월 4주 11.5%→7월 3주 19.3%)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이 전 대표의 상승세는 보다 뚜렷해진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7월 3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에서 각각 46.1%, 42.2%의 지지를 받았다. 6월 4주 조사에선 이 지사가 이 전 대표를 24.3%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4주 만에 오차범위(±3.1%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이에 당 주류인 친문재인계 지지층이 이 전 대표로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친문계의 지지는 이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이 TV토론 등에서 이 지사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부 친문계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문계 지지층은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 이 지사에 대한 감정적 앙금이 여전하다. 실제 추 전 장관 지지율은 지난 4주간 9.0%에서 4.5%로 내려앉았다.
플러스 알파(α) 효과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 4주 동안 이 전 대표의 상승폭은 이 지사의 하락폭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친문 결집 효과에다 '집 나갔던 진보'가 돌아온 효과가 결합돼 있다는 분석이다. KSOI 여론조사에서 4·7 재·보궐선거 전후로 스스로를 '진보층'이라고 한 응답자는 30% 미만이었고 7월 3주 조사에선 30% 이상이었다.
예상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도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달 말 대권 도전 선언 이후 한 달간 '반(反)문재인·보수 편향' 행보를 보이면서 중도층의 기대치가 낮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 KSOI 조사에서 지난 4주 동안 중도층에 한정한 지지율은 윤 전 총장은 4.7%포인트(39.6%→34.9%) 빠진 반면, 이 전 대표는 5.7%포인트(10.6%→16.3%) 증가했다.
'칼잡이'로 불렸던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윤 전 총장에 맞서려면 '강성'인 이 지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진보층의 인식도 약해지고 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본선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이 전 대표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낙연 캠프는 최근 상승 흐름에 반색하고 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이달 중 골든크로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나온다. 자동응답시스템(ARS) 대비 전화면접 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하락폭이 크지 않고, 이 전 대표가 실력을 발휘한다기보다 경쟁 후보의 실책 등 '외부 요인'에 따른 반사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