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음악 담당' 뮤지션도 사임... 조직위 관계자 "저주받은 올림픽"

입력
2021.07.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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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학폭' 논란 계속되자 사임
크리에이티브 담당자 사임 잇따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작곡) 담당을 맡았던 유명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코넬리우스)가 23일 올림픽 개막을 불과 4일 앞둔 19일 사임했다. 학창 시절 장애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저지른 잔혹한 집단 괴롭힘을 고백한 약 30년 전 인터뷰가 다시 논란이 되면서 사임하라는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장애 학생에 인분 먹여’... 도쿄올림픽 음악 감독의 ‘학폭’ 논란).

도쿄올림픽의 크리에이티브 관련 담당자가 사임하거나 교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계속된 악재에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마저 “이 대회는 저주받았다”고 토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전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19일 밤 오야마다 게이고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오야마다씨가 작곡한 곡도 개회식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야마다는 개회식 오프닝 영상과 함께 흐르는 4분 정도의 음악을 담당키로 했었다. 애초 오야마다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개회식이 며칠 남지 않았다”며 유임 입장을 고수했던 조직위는 “오야마다 본인의 반성과 사과를 받고 계속 준비에 노력해 주시기를 바랐으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에 이르러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면서 “그동안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하고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은 2013년 유치 결정 후 지금까지 문화 예술 등 크리에이티브 담당자의 사임이나 교체가 계속돼 왔다. 주경기장인 신국립경기장 디자인은 애초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안이 결정됐으나 착공을 앞두고 건설 비용과 경관 문제 등이 지적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백지화했다. 대회 엠블럼 역시 2015년 채택된 유명 디자이너 사노 겐지로의 작품이 해외 로고와 디자인과 유사하다며 도용 의혹이 제기돼 철회하고 다시 제작했다.

개·폐회식 연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해산됐고, 이후 사사키 히로시를 총감독으로 한 새로운 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올해 초 사사키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방식의 연출을 제안했었다는 사실이 슈칸분슌(週刊文春)에 보도되면서 그도 사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오야마다의 사임 후 조직위 관계자가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므로 사임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개막 직전까지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고, 정말 이 대회는 저주받았다”고 한탄했다고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