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뚫는 한국형 터널 굴착기술...건설기술 강국 ‘성큼’

입력
2021.07.20 11:17
세계 최초 'TBM 커터헤드 설계자동화 시스템’ 개발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도 국산화

국토교통부는 세계 최초로 ‘터널보링머신(TBM) 커터헤드 설계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핵심기술인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을 국산화했다고 16일 밝혔다.

TBM은 과거 발파에 의한 터널공법과 달리 터널 전단면을 기계·굴착하는 첨단 건설기계다.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고 시공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하 40m 이하에 건설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해 도심지 터널, 하·해저터널, 장대 산악터널 등 시공 현장에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공법으로 평가된다. 커터헤드는 터널을 뚫기 위해 사용하는 거대한 드릴을 의미하며, 굴착기 전면에 위치한다.

이번 연구개발 사업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이엠코리아 등 4개 민간회사가 참여했다. 사업비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94억 원이 투입됐다.

세계 최초 TBM 커터헤드 설계자동화 시스템은 기존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커터헤드 설계에 3차원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다양한 지반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적합한 커터헤드의 설계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평균 1개월 이상 걸렸던 커터헤드 설계 기간이 3일 이내로 단축됐다.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은 커터헤드 회전속도, 굴진방향 등을 자동 제어하고 운전하는 TBM 운용의 핵심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터널 공사 시 소음, 진동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위해 화약보다는 TBM을 활용한 기계식 굴착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도시와 해저・하저 지역 터널 시공에 TBM 공법이 일반화되면서 TBM 세계 시장 규모는 매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TBM 커터헤드 설계자동화와 운전·제어 시스템 개발은 우리나라 건설기술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쾌거”라며 “국내 중소기업으로 기술이전과 사업화 단계를 마치면 내수시장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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