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식 유무와 중증도, 천식 치료제 사용 여부는 코로나19 감염 후 증상 악화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박혜정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이 지난해 1~5월 코로나19에 감염된 7,590명 중 천식 환자 218명(2.9%)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박 교수팀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19 환자 의료비 청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 나이, 성별, 기저질환지표(CCI) 점수 등 코로나 감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를 보정해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변수를 보정한 후 천식 유무와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 중환자실 입실, 입원 기간과 의료 비용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코로나 환자 대비 천식 환자의 사망률과 중환자실 입실에 대한 오즈비(집단 비교 시 연관 강도를 정량화한 수치)는 각각 1.317과 0.656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두 집단 간 입원 기간과 의료 비용에 대한 베타계수(집단 비교 시 특정 항목에 대한 민감도)도 각각 0.342, 524.590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중환자실 입실, 입원 기간과 의료 비용 역시 통계학적인 차이는 없었다.
박 교수는 “여러 변수를 보정하면 천식 환자가 일반인보다 코로나19 감염 시 예후가 특별히 좋지 않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며 “필요 이상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천식 환자들이 쓰는 흡입제 역시 코로나19 예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약제 사용을 갑자기 중단하는 건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호흡기 분야 국제 학술지인 ‘유럽호흡기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