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군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300여 명이 다음 주 공군 수송기를 타고 전원 귀국한다. 사람뿐 아니라 4,400톤급 문무대왕함도 다른 인력들을 투입해 조기 귀환한다. 2009년 임무를 시작한 청해부대가 중도에 복귀하는 것도, 파병 함정이 해외에서 임무를 교대하는 것도 다 처음 있는 일이다. 파병 장병에 대한 방역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된 터라 군은 초유의 귀환 작전에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군 관계자는 16일 “청해부대원 전원이 일찍 복귀할 수 있도록 공군 수송기를 급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말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해부대 34진 부대장인 김동래 대령도 전날 승조원 가족들에게 “잠정이긴 하지만 19일에서 25일 사이에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청해부대에선 이날까지 유증상자 80여 명을 포함, 전체 승조원 300여 명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완료했다. 군은 17일 오전 검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군 당국이 부대원 전원 결정을 내린 것은 추가 감염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34진 부대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데다, 밀폐되고 거리 두기가 어려운 함정 특성상 추가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감염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부대원 수송에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 두 대가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1월 공군에 최초 도입돼 현재 총 4대가 운용 중으로 민항여객기를 개조해 최대 300여 명의 인원과 화물 47톤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지난해 7월 이라크 교민 290여 명을 특별 수송하기도 해 규모와 안전성 측면에서 안성맞춤이다.
남겨진 문무대왕함 역시 국내에서 150명을 급파해 같이 데려온다. 파견단은 문무대왕함과 같은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KDX-Ⅱㆍ4,400톤) 함장을 맡았던 대령급 장교를 필두로 해외 파병 경험이 있는 숙련 장병들로 꾸려진다. 이들을 수송기에 태워 현지에서 귀국 인원들과 교대하는 식이다.
대강의 청사진은 그려졌지만 난제는 여럿이다. 무엇보다 사람과 함정, ‘쌍끌이’ 조기 귀환 작전 자체가 첫 시도라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감염병 확산이 임무 중단의 원인이 된 만큼 ‘신속ㆍ안전’ 원칙이 작전 성공의 관건이지만, 아프리카 해역에 배치된 부대가 국내로 완전 복귀하기까지는 대략 40여 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감염 발생 등 무사 귀환을 가로막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다.
공군 측도 이런 우려를 감안, 수송기가 지나는 20여 개국에 영공 통과를 위한 긴급 협조를 요청했다. 파견 부대원들의 여권과 비자를 신속히 발급받기 위해 외교부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해ㆍ공군에 외교당국까지 가세한 ‘합동 작전’인 셈이다. 군 관계자는 “함정 운용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파견하는 점을 감안해 함정 구조 등을 충분히 아는 지휘관과 간부들을 우선 선발했다”고 말했다. 청해부대 34진 임무는 다음 달까지로 35진이 곧 현지에 도착하는 만큼 임무 공백은 크지 않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