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여가부 성인지 예산 35조는 페미니스트를 위한 예산이다?
"아니다. 여가부 1년 예산은 1조2,000억 원으로 정부 전체의 0.2%다.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성인지적 관점에서 분석 대상이 되는 국가 사업들 예산이다. 38개 정부부처 등 국가기관의 304개 사업이 여기에 들어간다."
15일 여성가족부가 '가짜뉴스와 팩트체크' 형식으로 내놓은 설명자료의 첫 항목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여가부에 대한 이런저런 비판론이 틀렸다는 것을 조목조목 정리해서 낸 자료다. 전날 정영애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필요하다면 양성평등부로 개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여가부 폐지론이 제기된 데 대한 여가부의 정면 대응으로 풀이된다. 존폐론을 포함,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는 논란에 대해 그간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면 된다'는 쪽에 가까웠던 여가부 내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20,30대 일부 남성들의 불만기류를 타고 내년 대선에서 여가부 문제가 논쟁점으로 부각될 경우, 사실상 '페미니즘 백래시(사회·정치 진보에 대한 반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다.
여가부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존재감이 없다 같은 여가부에 대한 여러 비판이나 지적은 우리가 충분히 고민하고 감당해내야 할 뼈 아픈 얘기들"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전엔 '그래도 성평등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걱정이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앞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수시로 자료를 내거나 설명회를 잡는 등 다양한 대응 방식에 대한 검토에도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