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내 인생을 망쳤습니다. 아버지를 피후견인 학대 혐의로 고소하고 싶습니다.”
친부의 후견인 자격을 박탈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 중인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40)가 아버지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처벌을 원할 정도로 아버지가 준 상처가 워낙 깊은 만큼 후견인 박탈 갖고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호소다.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스피어스는 14일(현지시간)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법정에 전화로 출석해 아버지를 고소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증언 내내 울먹인 그녀의 아버지 비난은 지난달 23일 첫 법정 심리 때보다 더 강도 높고 구체적이었다. “아버지는 내가 미쳤다고 느끼게 만들려 노력했지만 나는 미치지 않았다”고 호소하고, “후견인 허락 없이는 커피 한 잔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했는데 이게 학대 아니면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조사받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제도를 겨누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을 옭아맨 후견인 제도에 대해 빌어먹을 정도로 잔인하다고 묘사하며 “후견인 제도가 내 아버지가 내 삶을 망치도록 용납한다”고 비난했다.
조금씩이지만 상황은 스피어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재판부터 스피어스가 후견인 승인 없이 자신의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법원의 승인에 따라 이날 심리에는 그녀가 새로 선임한 연방검사 출신 변호사 매슈 로젠거트가 그녀의 법률 대리인으로 출석했다. 로젠거트는 “친부 제이미 스피어스를 후견인에서 배제하기 위해 그가 후견인으로 활동해 온 10여 년간의 일을 샅샅이 살필 계획”이라며 친부 측에 자발적 사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직 친부 측은 사임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견인 쪽에도 스피어스 편이 가세했다. 1일 법원은 친부의 후견인 지위를 박탈하지는 않았지만 자산관리 회사 베시머 트러스트를 후견인에 추가 임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스피어스 옹호 세력은 정치권에까지 생겼다. 마돈나와 머라이어 캐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동료 연예인들이 응원하고 나선 데 이어 인권 침해에 주목한 보수와 진보 진영 양쪽 의원들도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브리트니 해방 운동 편에 서겠다”고, 진보 성향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후견인제 폐해에 대한 우려들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스피어스는 자기 트위터에 “응원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남겼다.
현재 스피어스는 후견인 자격을 놓고 아버지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법원 심리에 화상으로 참석해 친부가 13년 동안 후견인 지위를 유지하며 자기 삶을 속박하고 통제했다고 증언했다. 친부 제이미 스피어스는 2008년 약물 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딸의 후견인이 돼 지금껏 스피어스의 재산과 의료, 세금 관련 문제를 관리해 왔다. 스피어스의 자산은 5,900만 달러(680억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