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확산' 호찌민 삼성 공장도 부분 봉쇄… 남부 韓기업 비상령

입력
2021.07.14 18:15
호찌민시, 현지 공장 조건부 생산 허가 
48명 확진자 나온 삼성도 생산 차질 불가피
남부 지역도 방역 강화, 韓기업 고충 예상

베트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중심인 호찌민시가 관내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활동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가전 공장 등 호찌민의 한국기업들은 사내 숙식 등 생산 허가 조건을 맞추기 위해 긴급 경영에 돌입했다.

14일 베트남 보건당국에 따르면 호찌민 인민위원회는 전날 지역 내 기업들에 조건부 생산활동 허가 조건이 적시된 공문을 하달했다. 최근 호찌민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어, 15일 자정을 기점으로 생산 공장 역시 사내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먹고, 자고, 일하는 조건을 지켜야만 가동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예외적으로 공장 근처의 기숙사나 호텔 등에서 출퇴근은 가능하지만, 지정된 차량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근로자들이 일부 출근해 공장을 가동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주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공장 가동은 즉시 중단된다.

삼성전자 호찌민 가전 공장 역시 같은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호찌민 공장은 최근 소속 노동자 중 4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일부 생산라인의 조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트남은 확진자는 물론, 밀접 접촉자도 즉시 시설에 격리하는 방역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TV와 세탁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 호찌민 공장은 현재 7,000여 명의 현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다행히 지난 4~6월 북부 박닌성의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미리 호찌민 공장에 자체 숙박 시설을 준비해둔 상태"라며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공장에 들어오기만 하면 필수 생산시설 가동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찌민발(發) 코로나19에 노출된 남부의 다른 한국기업들도 큰 고충이 예상된다. 빈즈엉성(省) 등 남부 대부분의 성 정부도 15일 자정 이후 호찌민시와 같은 부분 봉쇄령을 실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남부의 한 피혁 생산업체 법인장은 "워낙 공단에 각국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숙박시설은 물론 텐트 등 간이 숙박 용품을 구하는 것도 어렵다"며 "봉쇄 기간의 숙식 비용과 코로나19 검사비를 언제까지 부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베트남은 전날도 2,296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호찌민시는 현재 일반 시민들의 외출을 막고 음식 배달도 금지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한국 교민사회의 대응도 분주해졌다. 최근 하노이 한인단체들은 1,000여 개의 백신을 자체 확보, 연로한 교민들에게 우선 접종하기 위해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