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를 향해 "당의 철학과 연결된 문제를 자꾸 본질을 호도하고, 정치적 기술로 대응하고 있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뒤 번복한 일로 도마에 오른 이 대표의 대응 방식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여당과의 합의를 번복한 후 행보를 지적하며 "(이 대표는) 대변인이 잘못 옮겼다, 조건부였다 등으로 얘기하고, 옆에 친한 분이 나서서 '자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건 정치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제가 강하게 비판한 이유는 이것은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당은 전 국민이냐 일부 국민이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피해 국민에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짚었다.
이어 "그 밑바탕에는 지금 코로나 국면에서 우리가 쓰는 모든 돈은 다 빚을 내서 쓰는, 다음 세대가 갚아야 하는 돈"이라며 "다음 세대로부터 갚아야 할 돈을 당겨오면서 피해받은 분들이 아닌 모든 국민에게 뿌린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러한 당의 흐름과 철학을 "덜컥 바꿔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걸 바꿀 때는 당원과 지지자, 의원 전부가 앉아서 머리 터지는 토론을 통해야 한다. 그래서 철학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을 뒤로한 채 독단적인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의미다.
윤 의원은 또 "새 정치를 하겠다, 예전의 구태 정치를 벗겠다 하는 사람이 저나 이 대표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자꾸 본질을 호도하고 기술로 대응하면 우리 당에 대한 지지자들이 굉장히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윤 의원은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여러 번 비판하면서 붙은 '이재명 저격수'라는 표현에 대해 "누구를 찍어서 저격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분이 하는 말씀에 대해서 말이 안 되는 부분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 지사의 정책적 철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제가 느끼기에 그분의 철학은 그때그때 표심에 반응한다 같다"며 "굉장히 임기응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도 최근에 세 번쯤 입장을 바꾸신 것 같다"면서 "지난 5년 동안 가장 중심이 된 주장이었는데 확확 바꾸실 정도면 근본적인 철학이 있으신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가 기본소득 논쟁이 있을 때마다 국민의힘 강령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우리 당에서 당헌에 들어가 있는 기본소득은, 국민이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을 보장하는 지원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그것이 우리 당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재난지원금에 있어서도 "전 국민에게 똑같이 뿌린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당의 반응은, 그것이 우리 당의 철학이냐라는 문제 의식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이게 우리 당과 지지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서"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