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양부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해 두달 넘게 의식불명에 빠져 있던 두 살짜리 민영이가 끝내 숨을 거뒀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민영(2018년 8월생)양이 11일 오전 5시쯤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사망했다. 민영이는 숨진 아동의 양부 A씨에게 입양되기 전 이름이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민영이는 지난해 8월 자녀 4명을 둔 A(36)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8월부터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민영이를 알게 됐다. 하지만 "아이를 잘 키우겠다"던 A씨는 민영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갑자기 돌변했다.
경찰 조사 결과 민영이는 A씨로부터 구둣주걱 등으로 상습 폭행을 당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 5월 6일엔 A씨가 뺨을 강하게 때리면서 민영이는 뇌의 3분의 2가 손상되는 외상성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두 달 넘도록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민영이가 끝내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의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민영이 빈소가 마련된 경기 화성시 장례식장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찾아온 추모객의 발길이 계속됐다.
30대 여성은 “꽃보다 예쁘고 여리던 그녀가 이젠 별이 됐다. 그곳에서 행복하길 빈다”고 눈물을 훔쳤다. 40대 여성은 “죄 없는 작고 귀한 생명체가 하늘로 떠났다”며 “가해 양부모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양부 A씨 사건의 재판을 진행 중인 수원지법 앞에도 전국에서 보낸 민영이 추모 근조화환 50여 개가 놓였다. 화환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민영이를 위해 증언해주세요’ ‘살인자 부부 엄벌해 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검찰은 피해 아동이 숨짐에 따라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긴 A씨에 대해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