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와서 수고해주셔서 감사하고 송구합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기자들에게 건넨 인사말이다. 1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선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지내고 난 직후였다. '추모의 시간'을 침범하는 듯해 기자들은 민망해했지만, 최 전 원장은 오히려 두 손을 모으고 깍듯이 예를 표했다.
최 전 원장은 선친의 빈소에서도 "경황이 없어 인사를 못 드렸는데, 저 때문에 수고가 많으시다"며 기자와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빈소 옆 복도에 앉아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향해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살피기도 했다. 이후 기자들과 마주칠 때마다 "불편드려 죄송하고, 수고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시절 국회에 출석해 단호한 표정으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곤 했다. 그런 최 전 원장의 뜻밖의 '챙김'에 기자들 사이에선 "어..." 하는 반응이 나왔다.
최 전 원장은 대전현충원에서 '공보 책임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몰려들어 어수선한 상황을 직접 정리하고, 질의응답을 나눌 장소도 본인이 찾아내 정했다.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지 13일로 일주일째인 최 전 원장에겐 정식 공보팀이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