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대학원 논문에 의혹을 제기한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4편의 논문을 모두 읽었는데, 국어의 기본적인 문법 구성이 잘 안 돼 있다"며 "독해가 안 돼 머리에 쥐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이 쓴 글을 보면, 한 문장에 5줄이나 6줄 되는 장문이 많고, '은, 는, 이, 가' 등 조사가 제 위치에 있지 않아 한 문장을 읽고 나서도 무슨 뜻인지, 이게 뭘 말하는 것인지, 계속 걸린다"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은 결국 무리한 표절이다. 그는 김씨의 한 논문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이라는 공공기관이 있는데, 이 공공기관 내부에서 개조식으로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가져와서 조사를 붙이고 서술어를 붙인 것"이라며 "논문 하나의 중요한 한 페이지 가까이를 인용 없이 가져와 그대로 실었다"고 했다.
강 원내대표는 영문 제목에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번역해 놓은 논문의 경우 "휴대폰으로 '운세 콘텐츠' 이렇게 입력해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인터넷 매체 기사나 블로그 글의 내용이 그냥 논문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논문들은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아니지만, 박사 논문을 제출할 자격이 있으려면 학술지나 학술대회에 논문 3개를 미리 내야 한다. 강 원내대표는 "박사학위 논문을 내야 하니까 그전에 급하게 논문 3개를 만들어서 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박사학위 지도교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도교수가 '회원 유지' 논문에 공동 저자로 올라와 있고, '디지털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에 김씨가 공동 번역을 했는데 그 지도교수가 감수자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표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서는 같은 당 김의겸 의원이 문제 제기한 내용을 설명했다.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라는 회사의 대표가 특허 출원한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학위 논문으로 가져온 것"이라며 "학위 논문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영업을 위한 용역 보고서가 아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 용역보고서는 콘텐츠진흥원이 예산 총 9,000만 원을 지원해 만든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씨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대학이 판단할 문제'라며 선을 그은 것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조국 전 장관 부인의 박사학위 논문이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상상해 보라"면서 "조국 전 장관 부인이나 가족들한테 했던 것만큼 엄격하고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인이 얘기해야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또 윤 전 총장 측에서는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관련 의혹에 맞서 이재명 경기지사, 추미애 전 법무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들의 논문 표절 문제를 거론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선거나 인사청문회 검증 과정을 거친 내용이고, 윤석열 씨는 이제 처음 검증을 받는 당사자"라며 "당신이 이런저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했더니 자기 문제는 쏙 빼놓고 쟤도 나쁜 짓을 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