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42년 만에 평택공장 내놓는다… "9,000억 확보 친환경차 개발 박차"

입력
2021.07.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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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42년 만에 평택공장을 떠난다. 공장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부채를 줄이고, 친환경차를 개발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11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친환경차 중심의 사업전환을 위해 평택공장 이전 및 신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 협력 업무협약을 지난 9일 평택시와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쌍용차는 현 공장 용지를 매각한 뒤 평택 내 다른 곳에 대체 공장을 새로 지어 이전한다. 평택시는 사업시행에 필요한 인·허가, 산업용지 적기 공급 등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나선다.

쌍용차는 평택시 관내 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이전 부지 조성 및 사용과 현 부지 개발에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공장 이전에 따른 생산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현 부지 매각과 함께 신공장 건설 작업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공장은 장기적인 생존 토대 구축을 위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생산하는 첨단 미래차 전용공장으로 건설된다”며 “지역 상생 일자리 구현과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1979년 지어진 쌍용차 평택공장(약 85만㎡)은 최근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부지 가치가 약 9,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쌍용차는 부지 매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서는 신공장 후보지로 평택자유무역지구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신공장 건설을 통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자자의 관심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매각 공고를 낸 쌍용차는 인수 이전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사업 전환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택공장 매각으로 투자자의 쌍용차 인수 부담도 줄 전망이다.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와 별개로 갚아야 할 공익채권이 3,900억 원,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도 8,000억 원가량 된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친환경차 전용 공장 건설은 쌍용차 중장기 경쟁력 확보 방안 중 하나”라며 “회사 가용 자원을 신차 개발에 쏟아 2026년까지 6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올 10월쯤 자사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유럽에 출시하고, 이후 전기 SUV, 전기 픽업트럭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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