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의 ‘범유럽’ 개최 방식이 불공평했다고 인정했다.
체페린 회장은 9일(현지시간) 영국 BBC의 ‘더 스포츠 데스크 팟캐스트’에서 이번 대회 개최 방식에 대해 “너무 도전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유로 2020은 지난해 대회 60주년을 맞아 올해 유럽 11개국 11개 도시에서 진행 중이다. 원래 12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지만 아일랜드(더블린)가 빠지면서 영국(런던), 독일(뮌헨), 이탈리아(로마), 스페인(세비야), 네덜란드(암스테르담), 스코틀랜드(글래스고),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헝가리(부다페스트), 덴마크(코펜하겐), 루마니아(부쿠레슈티), 아제르바이잔(바쿠) 등 11곳에서 열렸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결승전은 한국시간 12일 오전 4시에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방식은 개막 전부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우려를 샀다. 게다가 팀 간 이동 거리 때문에 일부 팀들의 부담이 커졌다. 스위스의 경우 대회 기간 총 1만5,485㎞를 오가며 가장 긴 거리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반면, 스코틀랜드는 1,108㎞만 움직였다. 물론 스위스는 8강에 진출하며 스코틀랜드(조별리그 탈락)보다 2경기 더 치렀지만, 이동 거리가 10배 이상 차이 난 점은 스위스가 불만을 가질 만 하다. 또 벨기에(8강)는 두 번째로 많은 1만245㎞를, 웨일스(16강)는 9,156㎞를 여행했다. 결승전에 진출한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각각 3,874㎞, 4,714㎞를 이동했다.
체페린 회장은 “어떤 팀은 1,000㎞ 안팎을, 또 다른 팀은 1만㎞ 이상을 움직여야 한다는 건 옳지 않다”며 “팬들에게도 공평하지 않았다. 어떤 팬은 하루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다가 1~2일 만에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이동해야 했다”라고 예를 들었다. 이어 “이는 내가 취임하기 전에 결정됐다. 흥미로운 아이디어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다시 이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는 특별했다. 이렇게 멋지고 극적인 유로 대회는 처음이다. 이 대회는 ‘정상화의 시작’과 ‘팬들의 귀환’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서도 “보건 활동은 매우 엄격했고, 백신 접종자까지 모두 검사를 받았다. 나는 76번이나 검사를 받았다”며 “일부 정치인들이 증거도 없이 ‘경기장에서 감염된다’고 말하는 건 실망스럽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