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지식 통해 ‘많은 지혜를 행하는’ 변호사 되고 싶어요!

입력
2021.07.10 09:50
사시 52회… 대구KBS 밭캐스트 출연 자문
"승소해 의뢰인 만족할 때 힘 나"


“제 법률 지식이 미력하나마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얼굴은 잘 모른다. 그러다 목소리를 들으면 “혹시...”하고 말을 거는 사람이 많다. 대구KBS1 밭캐스트에 출연하고 있는 최주희 다지행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의 이야기다. 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여러 전문가들과 수다 떨 듯 지역 현안을 논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법률 자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놓치기 쉬운 부분을 알기 쉽게 설명해 인기가 높다. 최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합격 후 8년째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민·형사 전문 다지행법률사무소를 오픈했다. 밭캐스트로 법률 지식에 목마른 시민들과 만나듯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꿈꾸며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회사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다지행은 ‘많은 지혜를 행하다’는 의미로 법륜스님이 지어 주신 나의 법명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법적 지식으로 소송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과 상황을 살펴서 지혜롭게 분쟁을 중재하고 의뢰인에게 최선의 방법을 찾아주는 법률 서비스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법명으로 회사명으로 정했다. 현재 변호사 3명, 직원 6명을 두고 있다.

-변호사가 된 계기는

검사가 되고 싶어서 사법시험을 준비해 제5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실무수습 중 검사 직무대리를 했는데, 검찰조직이 나와 맞지 않았다. 당시는 사법시험폐지 및 로스쿨제도가 도입되는 중이었다. 201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서 향후 법조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예상했다. 이에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빨리 개업해서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건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법관, 검찰, 대형로펌에서 첫 단추를 꿰는 것도 좋겠지만 단기간 내 다룰 수 있는 업무영역이 제한적이고, 시장의 변화는 그보다 빠를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변호사로 법조경력을 시작했는데, 현재로서는 나의 판단과 결심에 만족하고 있다.

-주로 변호하는 분야는

법학 학위 전공이 상법 중 회사법이라 회사와 관련된 사건이 많다. 회사에서는 채권, 부동산, 저작권 등 다양한 민사사건이 전반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민사영역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민·형사 분야로 전문 등록했는데 실질적으로 행정, 조세, 가사, 민사, 형사 등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끼나

승소해서 의뢰인이 만족할 때 기쁘다. 특히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의 이혼사건이나, 억울한 사람의 사건 결과가 좋으면 제일 뿌듯하다. 최근에 존속살해미수 사건이 있었는데 정신병증이 있던 상태에서 범행하게 된 사건이었다. 이런 경우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에 이르렀고, 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수사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사건 실체가 밝혀지면서 의뢰인이 치료도 잘 받고 건강하게 지내게 되어 좋았다. 힘든 경우는 의뢰인들과 연락처를 공유하고 직접 연락하다 보니 밤낮없이 상담하는 일이 잦다. 힘들다고 느낄 때가 많지만 변호사 일이 원래 힘든 것이다. 하고 싶은 일하고 돈도 벌고 보람도 있는데 힘들지 않길 바란다면 너무 과욕이 아닐까.

-변호사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데

분쟁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보통 법조인분들은 우등생, 모범인생을 살아온 분들이니 분쟁을 꺼리는 게 일반적이다. 변호사란 갈등이 발생해 법적 판단을 구해야 할 때 의뢰인을 대신해서 법률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의뢰인을 대신해서 다투는 사람이다. 늘 분쟁 속에 있기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나는 타고난 승부욕과 호전적 성향 탓인지 다투는 과정에서 분쟁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 그래서 변호사가 천직인 것 같다.

- ‘감히’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고백을 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공부가 제일 쉬웠다. 공부는 혼자서 하면 된다. 다른 사람과 맞출 필요도 없고 자기 자신만 제어하면 되니까 제일 편한 일이다. 흙수저인 나는 공부가 돈이었다. 공부를 잘하니 장학금을 받고 돈이 생겼다. 나는 공부에 재능이 있었고 사회시스템(사법시험)이 있었기에 ‘개천용’(개천에서 용 난다) 엘리베이터의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사회를 보면 ‘공부가 성공의 길’이라고 말하려니 주저하게 된다. 오히려 ‘공부재능이 없으면 다른 길을 찾아라’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다른 재능이 있는데 굳이 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음치박치몸치를 아이돌을 시키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학교는 성공과 출세를 위해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질서를 지키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실히 살아가기 위한 사회화 과정을 배우고 경험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사회 활동 및 역할은

대구 수성구청 지적재조사위원회 위원, 한마음재단 후원회, 대구FC 엔젤클럽 후원 및 대구시 계약심의회, 중구청 공유재산심의회,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조정위원 등을 맡고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변호사전문지식을 활용해 지역사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필요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철학이 있다면

‘다 같이 잘 살자’이다. 혼자 잘 사는 건 무의미하다. 같이 살아야 삶의 의미, 기쁨, 행복도 있다. 혼자서만 잘 먹고 잘 살면 뭐하나.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또한 많이 벌어서 많이 베풀자는 생각이다. 열심히 일하고 주변과 지역사회에 힘이 닿는 한 베풀면서 살고자 한다. 작은 돈, 작은 응원일지라도 타인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 그래서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일할 때도 이런 마음의 연장이다. 의뢰인은 단순히 고객이 아니라 해당 사건을 잘 해결해서 향후 잘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이런 마인드로 일하다 보니 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의뢰인과 지인, 친구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나의 보물창고이자 자산이고 큰 힘이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 내가 어려울 때 손 내밀어주고 응원해준 지역의 선배들처럼 나도 좋은 어른, 법조인, 법학자로 성장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구= 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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