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가 사라진 여자 테니스계에 새로운 '윔블던 퀸'이 탄생할 예정이다. 세계랭킹 1위 애슐리 바티(호주·1위)는 호주 여자 선수로는 41년 만에 윔블던 우승을 노린다. 상대는 자신보다 20cm나 큰 카롤리나 플리스코바(13위·체코)다.
바티는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3,501만6,000파운드) 10일째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안젤리크 케르버(28위·독일)를 2-0(6-3 7-6<7-3>)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바티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밤 10시에 진행되는 결승전에서 플리스코바와 맞붙는다.
바티가 메이저 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는 건 2019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처음이다. 2011년 윔블던 주니어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바티는 2014년 찾아온 번아웃으로 2년간 테니스를 떠났다. 재기에 성공해 최근 꾸준한 성적을 이어오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엉덩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메이저 대회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바티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키(166㎝)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플리스코바(54개), 사발렌카(52개) 다음으로 많은 서브 에이스(46개)를 터뜨리며 특유의 다부진 모습을 보여줬다.
바티가 승리할 경우 호주는 테니스의 전설 이본 굴라공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1980년 이후 41년 만에 윔블던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바티는 “그동안 많은 기복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며 “굴라공의 뒤를 이어 역사를 만들어 낼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바티를 상대하는 플리스코바는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 다만 2016년 US오픈에서 준우승을 하고 2017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저력이 있는 선수다. 큰 키(186cm)에서 나오는 강력한 파워가 강점이다.
상대 전적은 5승 2패로 바티가 앞선다. 2018년 US오픈 16강에서 플리스코바가 승리한 이후 바티가 3연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