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나온 격리장병의 부실 도시락 관련 제보 이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군 급식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장병들을 비롯한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으로 이를 계기로 양질의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급식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군은 사실 이전부터 급식의 품질 및 만족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왔다. 권역별로 군 급식유통센터를 설립하였으며, 만족도 조사나 모니터링단 운영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근본적인 개선이 안팎에서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지난 4일에 발표한 군 급식 시스템의 개선방안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개선방안의 핵심은 학교급식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장병급식 전자조달시스템(가칭 MaT)의 단계적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다. 학교급식은 학교별로 식단을 편성한 후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을 기반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하여 식재료 공급업체를 선정한다. 국방부는 이를 벤치마킹한 전자조달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eaT를 변형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사단급 영양사의 채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방안을 통해 급식메뉴의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보이나, 방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 요소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면밀한 관리·감독이 중요하다. 과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공급업체 사후점검에서 업체의 부정입찰, 대리납품, 영업장 부실운영 등이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경쟁입찰 시스템 내에서 우수 공급업체를 군 급식에 참여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전시를 감안한 전자조달 정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동원 내에서 차질 없이 식재료·식품의 공급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체계 운영방안이 필요하며, 군 고유 정보체계인 국방군수통합정보체계 및 국방재정정보체계와의 매끄러운 연동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단급 영양사의 역할 정립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기존 군단급인 급양대 영양사의 역할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일선부대의 특성에 맞춘 인력운영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급식은 장병들의 건강과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투력 유지를 위한 필수요소일 뿐 아니라 국방의무를 지는 장병들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로 볼 수 있다. 유수의 IT기업들이 구내식당 시설 및 식단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번 급식 시스템 개선방안이 장병의 만족도를 포함한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