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75명을 기록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일대엔 비상이 걸렸다.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전날 저녁까지 총 6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동 일대 근무자와 지역주민 사이에서는 혹여 지역사회 감염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오는 12일까지 문을 닫는다고 8일 밝혔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추가 확산을 최소화하고 고객과 직원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역 당국과 협의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역센터점은 최초 확진자 발생 직후인 지난 5일 휴점했고 이튿날도 오후 3시에 조기 폐점했다. 7~8일 문을 닫은 것을 포함하면 총 일주일 넘게 영업을 중단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전 직원 3,6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평소 예약이 많아 대기 줄이 길었던 인근 식당가는 이날 대부분 한산했다. 백화점과 인접한 파르나스몰 내 태국음식점 직원은 “오늘 점심엔 손님이 8팀밖에 없었다. 평상시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백화점 인근 일식 뷔페 직원도 “확진자가 다녀가지 않아 정상영업하고 있는데, 오늘 예약취소 전화만 8통이나 받았다”고 했다.
이 지역 근무자들은 정작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검사 대기 줄을 우려했다. 삼성역으로 출퇴근하는 김모(28)씨는 지난주 백화점을 방문해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김씨는 “보건소에 바짝 붙어 늘어선 검사 대기 줄을 보면서 진짜 대재앙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검사 대기 중에 코로나가 더 확산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걱정했다. 같은 날 선별진료소를 찾은 위모(34)씨는 “검사 희망자가 너무 많아 혀를 내둘렀다”며 “오전 9시 30분에 삼성역 선별진료소에 줄을 섰는데 오후 1시가 다 돼서야 검사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위씨 역시 “곱창처럼 굽이굽이 줄이 이어져 시작 지점을 찾기가 힘들었고, 거리두기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삼성동 주민들도 긴 검사 대기 줄이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토로했다. 전모(28)씨는 “매일 지나는 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니 그중 확진자나 밀접접촉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된다”며 “(대기자가 많으면) 검사 시간을 조정해 재방문하거나 사람이 비교적 적은 검사소를 찾아가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에 위치한 코엑스 내 파르나스몰과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백화점을 방문한 직원은 출근하지 않도록 안내했고, 확진자는 나오지 않아 일단 정상 영업을 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