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5~6월 서울 시내에서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을 7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양 위원장을 불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했다. 서울시 방역지침에 따라 도심 집회 인원이 9명을 넘으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조사 대상은 민주노총이 5월 1일 개최한 노동절 전국노동자대회, 6월 9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산재사망자 시민분향소 설치, 6월 15~16일 전국택배노조 노숙투쟁, 6월 19일 중대재해 노동자 합동추모제다. 이달 3일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5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LG트윈타워→마포대교→공덕역→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으로 행진했다. 당시 민주노총은 서울 도심에 9명 규모의 집회 36건을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실제 집회에는 8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여의도와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인근에서는 경찰과 노조원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6월 9일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30여 명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분향소와 농성장을 설치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같은 달 15~16일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여의도에서 1박2일 상경투쟁을 했다. 당시 현장에 4,000여 명이 집결했고 참석자 2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흘 뒤 민주노총 조합원 300명(주최 측 추산)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산업재해사망과 중대재해의 근본적 해결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1명과 쿠팡 과로사 노동자 장덕준씨의 아버지 등이 경찰과 충돌해 연행됐다.
경찰은 지난 3일 전국노동자대회에 대해선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불법행위를 수사하고 있다.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이 대회는 경찰과 서울시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조합원 8,000여 명이 참석해 강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