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백신 젊은층 우선' 오세훈 요구에 "택배기사·미화원 먼저"

입력
2021.07.07 12:30
배경택 중대본 상황총괄반장, 백신 접종 계획 설명
"지자체, 백신 접종 대상 선정은 정부와 협의해야"
"위험도 높은 어르신 먼저 접종하고 젊은층으로"
"국내는 아직 델타 변이보다 알파 변이가 많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젊은층 먼저 백신을 맞게 해 달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요구에 "지방자치단체에 백신 접종(에 대한) 재량 여지를 주겠지만 (접종) 대상을 어떻게 할지는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분 일부가 지자체 재량에 활용되지만, 큰 틀의 접종 계획은 바꿀 수 없다고 못 박은 셈이다.

배경택 중대본 상황총괄반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세운 (접종) 원칙은 그대로 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반장은 이어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을 먼저 맞히자고 해서 어른신들 먼저 시작했고, 집단 생활을 하는 어르신부터 나이 순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앞서 6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회의에서 "활동 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에 우선 접종할 수 있게 서울시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배 반장은 다만 "서울, 경기가 방역 상황이 안 좋으니 지자체가 재량을 갖고 접종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긴 줄 것"이라며 "대상을 어떻게 할지는 중앙정부와 협의하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반장은 지자체 재량 범위에 대해선 "지자체에서 대민 접촉이 많은 운수 시설, 택배 운송 등 운전 관련 종사자나 환경미화 분들은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며 "그분들 먼저 접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하순 접종 대상자, 화이자 추가분으로 13일로 당긴다"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교환) 협약을 맺고 확보한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이 이날 오전 국내에 들어왔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계획도 일부 수정된다. 일부는 서울, 경기 지역을 포함해 지자체 백신 접종 재량권을 확대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배 반장은 "당초 계획을 조금 당기는 형태로 조정할 것"이라며 "7월 하순에 지자체별로 재량을 갖고 접종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고 했는데, 그 부분을 13일로 조금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경기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 34만 명 정도를 접종하겠다"며 "7월 하순에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1·2학년 교사를 우선 접종하려고 하는데, 이분들도 2주일 정도 당겨 13일부터 38만 명을 우선 접종하도록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 반장은 '이스라엘에서 들어오는 백신 유효 기간이 7월 말까지라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 "지난달 얀센 백신 101만 회분도 10일 만에 접종을 다 마쳤다"며 "70만 회분은 그 이상 많은 시간이 들지 않을 것이고, 이달 말까지 충분히 접종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확진자 샘플링 조사, 절반이 변이…4분의 1은 알파"

배 반장은 델타 변이 확산 문제와 관련해 "일주일간 전체 확진자 중 샘플링을 해 조사해 보니 절반 정도가 변이 바이러스였는데, 이 중 4분의 1 정도가 알파 변이였다"며 "국내에 들어온 변이들 중 알파 변이가 제일 많다"고 말했다.

다만 "(4분의 1을 뺀) 나머지의 반은 델타 변이로, 확산을 걱정하는 분이 많다"면서도 "지난 일주일간 151건이 델타 변이 확진이었는데, 그중 51건이 국내 검출이고 101건이 해외 입국자라 아직 다수는 델타 변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