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선방과 함께 2분기에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가져왔다.
삼성전자는 7일 2021년 2분기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12조5,000억 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4%와 53.37%씩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도 반도체 초호황(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 원)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수준이다. 당초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1조 원대로, 영업이익은 10조 원 후반대로 점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7조 원대로 추정한다. 이는 3조7,500억 원을 기록했던 전분기보다 2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이 일상화되면서 서버 및 클라우드 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업체들이 확보한 메모리반도체 재고도 1분기 바닥을 찍으면서 2분기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PC D램(DDR4 8Gb 1Gx8 2133MHz)의 고정거래 가격은 3.8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6.67% 오른 것으로, 2017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4월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의 가격 역시 4월 4.56달러로, 전월보다 8.57%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지난 1분기, 한파와 함께 일시적으로 빚어졌던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중단 피해도 해소됐다.
반면 1분기 4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사업(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 원 전후에 머물렀을 것으로 전망된다. 1월 선보인 '갤럭시S21'의 출시효과가 떨어진 데다 인도·베트남 등 주력시장에서 여전한 코로나19 확진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의 경우엔 액정화면(LCD) 패널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9,000억~1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다만, 소비자가전(CE)은 TV 수익성 하락으로 1분기(1조2,000억 원)보다 저조한 실적을 가져간 것으로 관측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3분기 실적 전망도 '쾌청'이란 점이다. 증권업계에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18년에 이어 3년 만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에선 3,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모두 15조 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한국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추가될 수 있다"며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등 일회성 비용도 줄면서 빠른 이익 증가와 함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