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 "기본소득 찬성"...월 20만원 3년 이내 시행

입력
2021.07.06 14:15
경기연구원 전국 1만명 대상 조사 결과
50만원보다 20만원 선호...공짜심리 없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시기는 월 20만원을 기준으로 3년 이내를 선호했다.

경기연구원은 알앤알컨설팅(주)에 의뢰해 3월 26일부터 4월 19일까지 전국 성인 1만명(경기도민 5,000명 포함)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기본소득 액수를 월 20만원 또는 월 5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둘 중 어느 하나 또는 두 가지 모두에 찬성”한 응답자는 전체 80.8%로 집계됐다. 50.3%는 “기본소득 지급 액수와 상관없이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액수 별로 보면 월 20만원(71.7%)이 월 50만원(59.4%) 보다 높게 나타나 무조건 많이 받길 원하는 공짜심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 8,079명은 찬성 이유 1순위로 “전반적인 삶의 질 개선”(27.9%)을 꼽았다. 다음으로 “인간의 기본권리 회복”(24.2%), “소비 증가로 인한 내수 경기 활성화”(13.8%)를 선택했다. 이는 국민들이 기본소득을 복지적 경제정책인 동시에 경제적 기본권 실현 정책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체 57.4%는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추가 세금 납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추가 세금 납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 5,738명 가운데 개인 연소득의 1% 이상~2% 미만을 선택한 응답자가 32.3%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적으로는 연소득의 3.47%까지 납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 방법은 △수익 사업화 시행 △세금 신설 △재정개혁 △세제개편 등 4개 분야로 나눠 조사한 결과 △공공플랫폼 수익 사업화(빅데이터 공공화, 공공 운영 배달앱) 55.8% △탄소세 또는 환경세 부과 55.5% △현 세출 예산 조정 54.3% △상속세·증여세 세율 강화 47.7% 등이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실현가능성과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월 20만원 기준으로 전체 응답자 54.6%가 “기본소득제 실현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실현 가능성을 언급한 5,457명에게 가장 적절한 실현 시기를 물으니 57.1%가 “3년 이내”를 지목했다. 이어 “5년 이내” 26.9%, “10년 이내” 12.3%, “15년 이내” 2.1% 등의 순이다.

기본소득제 실행 모델로는 기본소득과 취약계층 지원을 결합한 방식에 대한 지지가 44.7%로 가장 높았다.

유영성 경기연구원 기본소득연구단장은 “기본소득 국민의식 조사 결과 월 2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과 3년 이내 조속한 도입이 현재 국민 수용성이 가장 높았다”면서 “보편지급인 기본소득과 선별지급인 취약층 지원을 서로 대립시켜 다루지 말고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하는 이중구조 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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