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는 브랜드 출범 이후 다양한 차량들을 선보이며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의 다양한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의 가치, 꾸준한 판매를 선보여 왔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에 있어서 대중성을 품은 소형 모델들은 피아트 브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족적을 남기며 단종 이후로도 꾸준히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컴팩트 모델의 대표주자 ‘푼토’ 역시 누적 판매 905만 대의 실적으로 단종 이후 현재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과연 피아트 브랜드 대표 소형차, 피아트 푼토는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1993-1999 / 우노의 뒤를 잇는 컴팩트 모델, 초대 푼토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판매되었던 피아트 127의 계보를 잇는 피아트 우노는 깔끔한 디자인, 그리고 합리적인 패키지를 바탕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90년대를 맞이하며 우노는 ‘노후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피아트는 이에 따라 새로운 소형 모델을 개발했다.
1993년 데뷔한 피아트의 새로운 소형차, 피아트 푼토는 초기에는 앞서 등장했던 피아트 우노와 중복 판매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내 시장에 빠르게 정착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탈리아 및 유럽의 소비자들 역시 새로운 컴팩트 모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아트 푼토는 이탈디자인의 손길을 거쳐 더욱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제공했고 3,760mm의 짧은 전장과 1,625mm에 불과한 전폭, 그리고 1,450mm의 낮은 차체는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타기에 적합했다.
참고로 푼토는 기본 사양이라 할 수 있는 3도어 해치백을 시작해 5도어 해치백, 2도어 컨버터블 모델을 거쳐 3도어 밴 사양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 유럽의 일상에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컨버터블은 베르토네가 디자인을 담당해 더욱 높은 완성도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당대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컨버터블 차량으로 기록되었다.
피아트 푼토 컨버터블 모델은 독특한 이력은 물론 판매 부분에서도 5만 5,000여 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피아트 푼토는 1.1L 가솔린 엔진과 1.2L 가솔린 엔진 등을 비롯해 1.4L 터보 엔진 및 1.6L 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솔린 라인업을 확보했고, 디젤 사양은 1.7L 사양으로 통일되었다.
참고로 1.2L 파이어 엔진을 품은 ‘스포르팅(Sporting)’ 트림과 1.4L 터보 엔진을 품은 GT 사양도 마련되어 작지만 즐거운 드라이빙의 매력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1세대 푼토는 342만여 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시장에 ‘확실한 안착’을 이뤄냈다.
1999-2004 / 브랜드 100주년을 품은 2세대 피아트 푼토
1999년 프랑크루프트 모터쇼를 통해 첫 공개되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2세대 푼토는 당대 브랜드 출범 100주년을 기념하며 새롭게 제작된 ‘피아트 엠블럼’을 처음 적용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2세대 푼토는 1세대 푼토 대비 소폭 커진 차체를 가졌지만 여전히 깔끔하고 세련된, 그리고 컴팩트한 모델을 효과적으로 드러냈으며 3도어 해치백과 5도어 해치백 그리고 3도어 밴으로 제작되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1세대에서 선보였던 컨버터블 모델은 사라졌다. 참고로 피닌 파리나 측에서 선보인 ‘피아트 100주년’ 헌정 모델인 ‘피아트 위시’를 통해 하드 톱 컨버터블 버전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실제 판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세대 푼토는 새로운 배출 가스 규제를 통해 파워트레인을 새롭게 다듬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시장의 흐름에 발을 맞출 수 있었다. 가솔린 사양에서는 1.2L, 1.4L 그리고 1.8L 사양이 마련되었고, 디젤 사양은 1.3L, 1.9L 사양 등이 마련되었다.
한편 2세대 푼토는 공식적으로는 2004년에 단종되었지만 염가 시장을 고려해 ‘푼토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칠레 등의 신흥 시장 등에 꾸준히 판매되며 2010년까지 그 수명을 이어 갔고, 세르비아 ‘자스타바’ 사에서 라이선스 생산을 하기도 했다.
2세대 푼토의 누적 판매는 296만여 대에 이른다.
2005-2018 / 장수 끝 역사 속으로 사라진 3세대 피아트 푼토
2세대 푼토의 뒤를 잇는 3세대 푼토는 이전까지의 푼토의 역사와 조금 먼 곳에서 시작되었다.
실제 2세대 푼토까지 피아트 자체적인 개발이 되었다면 3세대 푼토는 GM과 피아트의 협력으로 틍장한 ‘GM-피아트 스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며 ‘순수 이탈리아의 자동차’가 아닌 글로벌 아키텍처를 반영한 차량이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차량이 가진 기본적인 성능 및 안전성 등이 한층 개선될 수 있었다.
새로운 개발 배경을 갖게 된 푼토는 체격의 차이도 얻게 되었다.
실제 3세대 푼토에 적용된 GM-피아트 스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이 각각 오펠 코르사와 알파 로메오 미토 등으로 피아트 푼토에 비해 한층 큰 체격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푼토 역시 전장이 4,030mm까지 늘어나며(후기형 4,065mm) ‘그란데 푼토’라는 이름을 부여받게 되었다.
새로운 플랫폼, 그리고 새로운 전환점 덕분인지 3세대 푼토는 지금까지의 피아트 푼토 대비 더욱 세련되고 유려한 스타일을 품게 되었고 이를 통해 공기 역학은 물론 실내 공간의 여유를 더욱 더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차량의 바디 타입도 3도어 및 5도어 해치백, 그리고 3도어 상용 밴 등으로 개발되어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덧붙여 섀시 개발 능력이 우수한 GM의 경험을 제공받은 덕에 푼토는 더욱 안전한 차량이 될 수 있었는데 이는 당대 유로 NCAP 테스트의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3세대 푼토는 유로 NCAP에서 탑승자 별 5개, 보행자 별 3개의 성과를 올리며 소형차 부분에서 우수한 성적을 과시했다.
피아트는 2005년 데뷔 이후 2009년 3세대 푼토의 부분 변경 및 사양 개선 모델인 푼토 에보를 선보였고, 2012년에도 차량을 새롭게 다듬으며 시장이 요구하는 안전 및 편의 사양,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보강해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2012년의 부분 변경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개선하며 차량의 경쟁력이 대폭 개선되었다.
초대 푼토 및 2세대 푼토가 그런 것처럼 3세대 푼토 역시 초기에는 다양한 엔진들을 마련해 다양한 고객 선택권을 제시했다.
시기에 따라 파이어 엔진을 비롯해 멀티 에어 엔진 등과 같은 피아트 최신의 엔진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리고 2012년에 공개된 3세대 푼토 후기 사양에는 0.9L 트윈 에어 엔진(105마력 사양)과 1.3L 멀티젯 디젤 사양(75마력)만을 제공해 ‘효율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세대 푼토 역시 267만 대라는 우수한 실적을 올렸고, 이를 통해 푼토는 누적 판매 905만 대의 실적을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피아트는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개편 및 시장의 흐름에 따라 SUV 라인업을 보강하기 위해 푼토를 후속 모델 없이 단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