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hormone)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불러일으킨다’는 뜻인 장기 기능을 조절하는 인체 내 화학물질이다. 뇌 시상하부, 뇌하수체, 갑상선, 부갑상선, 췌장, 간, 위, 소장, 부신, 정소(精巢), 난소 등에서 분비된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 무기력증, 피곤함 등이 생긴다. 몸도 붓고 살도 찌고 변비와 이상지질혈증도 발생한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갑상선기능항진증) 예민해지고 불면, 두근거림, 불안, 안구 돌출 증상이 생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자가 항체에 의해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비대해지는 그레이브스병 때문이다.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라면 초기 피로감ㆍ가슴 두근거림ㆍ땀 분비 증가 등이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악화되면 손 떨림ㆍ체중 감소ㆍ탈모 등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갑상선이 커져 목이 붓고, 안구 뒤 지방 조직이 침착돼 안구가 돌출될 수 있다. 이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면 느끼지 못할 수 있으며, 천천히 발생하면 환자 자신이나 가까운 가족들이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도 많다.
그레이브스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과거 연구에서 그레이브스병 환자의 핏속에서 갑상선 항체가 발견됐고, 이 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브스병이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중 갑상선 질환이 있으면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는 크게 3가지다. 대부분의 환자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을 막는 항갑상선제를 먹기만 해도 치료가 잘 된다. 약물은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간 먹는다. 그러나 항갑상선제로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거나 자주 재발하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고려한다.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부작용 및 금기로 시행할 수 없거나, 갑상선 비대가 심하면 갑상선 절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종한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쉽게 피곤하거나 땀이 많아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흔한 증상만 있거나 증상이 경미하면 갱년기 증상 등으로 착각하고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며 “가벼운 증상도 특별한 원인 없이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에 찾아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최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레이브스병 치료도 환자 나이, 기저질환, 임신 여부, 동반 증상, 갑상선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