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만 되면 관절이…" 실내 습도 50% 이내, 온도 26도 유지해야 통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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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3 20:07
장마엔 계절성 우울증 환자도 덩달아 증가

세찬 장맛비가 전국 곳곳에서 내리치고 있다. 올해는 1982년 이후 39년에 7월에 찾아온 늦 장마이지만 비가 오는 날은 더 많을 것으로 예보됐다.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습도까지 높아지면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쉽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관절염 환자의 관절통이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비가 올 때 고령층이 통증을 느낄 것이라 생각하지만 '장마 관절통'을 호소하는 젊은이도 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뿐만 아니라 외상성 관절 손상이 나타난 뒤 평소에는 버틸만하다가도 장마철에 유난히 아프게 된다.

◇장마철만 되면 ‘쑤시는’ 관절

일부 관절염 환자들은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날씨에 통증이 민감하다. 장마철 습도와 기압 변화로 관절 속 균형이 깨져 통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아진 관절 내 기압이 팽창하게 돼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더 느낀다.

습도가 높아져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면서 관절 부종과 통증이 심해진다. 홍세정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장마철에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관절 주변 혈류량이 줄어들고 근육도 경직돼 통증에 영향을 준다”며 “장마철에는 관절염 상태를 잘 파악하고, 약물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장마철에는 실내 습도를 50% 이내, 실내 온도는 26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도 통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으로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이상하게 무기력하고 우울하면

장마철에는 이상하게 기운이 없고 무기력하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계절성 우울증의 일종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가을이나 겨울에 시작해 봄에 회복하는데 드물게 장마철인 여름에 재발할 때가 있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현저히 무기력해지고 잠이 많아진다. 탄수화물을 자꾸 찾거나 과식하게 돼 몸무게가 늘어난다.

계절성 우울증은 대개 계절이나 날씨가 바뀌면 저절로 호전된다. 그러나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하거나, 평소 즐거워하던 활동에 관심이 없어지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체중이 감소 혹은 증가하거나, 불면이나 과다 수면, 불안감ㆍ처짐ㆍ피로감ㆍ활력 상실,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로 생각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집중력이 줄거나 결정을 잘못 내리거나, 계속 죽음을 생각을 하는 등의 증상 중 3~4가지에 해당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장마 기간에는 온도와 습도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불쾌지수가 올라간다. 별것 아닌 일로도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다투게 된다.

손보경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된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감을 풀 수 있는 명상이나 스트레칭도 좋고 충분히 잠을 자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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