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종로서 8,000명 기습 집회…큰 충돌없이 마무리

입력
2021.07.03 17:0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역 인근에서 경찰의 집회 차단을 뚫고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50분쯤 서울 종로3가 일대에 집결, 종로2가로 이동해 전국노동자대회를 시작했다. 주최 측 추산 8,000명이 참여했다.

당초 영등포구 여의대로 1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통제로 집회 장소가 오후 1시쯤 긴급 변경됐다. 집회가 예정된 오후 2시가 되기 전부터 종로3가역 인근에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도로로 내려왔다. 경찰 차벽과 펜스 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시민과 차량 등과도 엉키는 상황도 발생했다.

수천여명의 조합원들은 1시50분부터 차도를 점거하며 행진을 시작했다가 경찰 차벽에 막혀 종로2가에서 멈춰섰다. 이들은 오후 2시40분쯤 본 대회를 시작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3일 동안 노동자가 참여하는 정의로운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선언투쟁을 위해 쟁의찬반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압도적인 찬성으로 소집한 뒤 7월 셋째 주에 식품안전체 총파업과 총력투쟁으로 민주노총 총파업의 포문을 열겠다"고 경고했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 집회였지만 오후 3시30분까지는 별다른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15분쯤 행사를 마무리하고 종로4가를 거쳐서 배오리사거리로 행진했다. 청계천 주변에서 행진을 마친 이들은 오후 3시44분쯤 구호를 외치고 파업가를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집회가 종료된 뒤 낸 입장문에서 "장시간 불법 집회와 행진을 강행한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최근 수도권 지역의 감염병 급속 확산에 따른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 서울시·경찰의 집회 금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불법집회·행진을 강행해 종로2가 도로를 장시간 점거해 국민 불편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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