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BTS·백현·세븐틴 활약에 K팝 음반 시장 34% 성장...코로나19 효과?

입력
2021.07.02 19:41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495만 652장 늘어

전 세계 음반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국내 상반기 앨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NCT와 방탄소년단(BTS), 그룹 EXO 멤버 백현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졌다.

한터차트를 운영하는 한터 글로벌이 2일 공개한 '한터 글로벌 K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선 총 1,940만 5,514장의 앨범이 판매됐다. 디지털이 아닌 CD나 LP, 카세트 테이프 등 실물 앨범만으로 집계한 수치다.

세계 실물앨범 시장 4.7% 줄었는데 우리나라는 34% 증가

올 상반기 음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5만 652장 증가했는데 성장률은 34.25%에 이른다. 지난해 세계 실물 앨범 시장 규모가 전체 음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반기 음반 판매량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한 주인공들은 NCT와 방탄소년단, 백현이다. 한터 글로벌과는 별도로 음반 판매량을 집계하는 가온차트 집계에 따르면 NCT의 서브 유닛 NCT 드림은 지난 5월까지 정규 1집 '맛(Hot Sauce)'으로 약 2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터차트가 실제 온·오프라인 소매점의 판매 수량을 집계하는 반면, 가온차트는 총 출하량에서 반품되는 수치를 빼는 방식으로 산정해 두 차트 간에는 차이가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발매한 앨범 'BE'가 올해 1~5월 가온차트 기준 약 96만 장 판매돼 이 기간 전체 앨범 판매량 3위에 올랐고, 2위에 오른 백현은 미니앨범 'Bambi'로 101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세븐틴은 'Your Choice'로 6월 한달간 119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K팝 팬덤 확대에 코로나 효과까지 더해져

실물 음반 시장의 성장은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NCT 등의 인기를 타고 글로벌 K팝 팬덤이 커진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코로나19로 K팝 가수들의 콘서트가 중단되면서 음반 구매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앨범 판매량 성장은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시점에 다소 꺾일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은 현 추이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을 발매할 경우 전체 앨범 판매량은 더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한터 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열성 팬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발매 첫 주 판매량(초동)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23%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초동 50만장을 넘긴 가수가 방탄소년단, 세븐틴, 백현 등 3팀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세븐틴, NCT 드림, 엑소, 백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5팀이었다. 한터 글로벌은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국내 전체 음반 판매량 중 초동이 73%를 차지한다"며 "K팝 팬덤의 규모와 화력이 향상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터 글로벌은 음반, 음원, 소셜미디어, 포털사이트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상반기 K팝을 빛낸 아티스트 50팀'을 선정했는데 NCT 드림과 방탄소년단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고 백현(3위), 엑소(4위), 세븐틴(5위)이 뒤를 이었다.

고경석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