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품은 윤여정, 오스카 심사위원 되나... "아카데미 회원 초청장"

입력
2021.07.02 07:45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수상작 투표 행사
지난해 기생충 배우, 스태프 등도 대거 초청돼

수상자에서 심사위원으로.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모임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신입 회원 제안을 받았다. 아카데미는 소수의 심사위원들만 참여하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AMPAS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작이 결정된다. '오스카 판정단'인 셈이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1일(현지시간) 신입 회원 초청자 명단을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카데미가 공개한 올해 신입 회원 초청자는 모두 395명으로, 윤여정은 연기자 부문 신입 회원으로 초대됐다. 윤여정이 아카데미의 초청을 수락하면 앞으로 정식 회원으로서 아카데미상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윤여정 말고도, '미나리'에서 주연을 맡은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과 '미나리'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도 함께 신입 회원으로 초청됐다.

아카데미 회원은 투표권 행사... 기생충팀도 대거 초청돼

지난해엔 오스카상 4관왕을 달성한 '기생충'의 출연 배우, 스태프들이 대거 신입 회원으로 초청됐다.

당시 명단에는 배우 최우식, 장혜진, 조여정, 이정은, 박소담과 의상감독 최세연, 편집감독 양진모, 음악감독 정재일, 프로듀서 곽신애, 미술감독 이하준, 음향감독 최태영, 작가 한진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이미 2015년에 회원이 됐다.

이밖에도 한국인 회원으로는 임권택 박찬욱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임순례 감독을 비롯, 최민식 이병헌 배두나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배우, 정정훈 홍경표 촬영감독, 이병우 음악감독, 정서경 작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인 위주 비판에, 여성, 유색인종 신규 회원 늘리는 추세

그동안 오스카 판정단은 미국인, 그중에서도 50, 60대 보수적인 백인 남성 위주로 채워졌다는 비판에 시달려 왔다. 2016년 제88회 시상식 때는 주연상, 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모두 백인이라는 점이 논란이 되면서 '오스카 소 화이트(Oscar So White·오스카는 백인 위주)'라는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아카데미는 지난 5년 동안 회원 구성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한다는 목표 아래 젊은 층, 여성, 유색인종 신규 회원 확대를 추진해왔다. 2015년부터 한국 영화인이 신규 회원으로 대거 위촉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카데미가 올해 신입 회원으로 초대한 영화계 인사 중 여성은 46%를 차지했고 53%는 미국 이외의 국가 출신으로 채워졌다.

'프라미싱 영 우먼'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여성 감독 에메랄드 페넬,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할리데이'의 안드라 데이 등이 신입 회원 초청장을 받았다.

지난해 아카데미 회원은 9,362명으로, 올해 신입 회원 초청을 받은 사람들이 아카데미의 제안을 모두 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회원은 9,750여 명으로 늘어난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