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이름 새긴 칼... 떠나는 美 사령관에게 건넨 문 대통령

입력
2021.07.01 21:00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이임하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 미군 사령관에게 ‘호신문장환도’를 선물했다.

호신문장환도(虎身紋裝環刀)는 칼코등이에 호랑이를 장식한 환도를 뜻하는데, 조선시대 임금이 공을 세운 장군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칼을 선물하며 "재임기간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발전했고, 9·19군사합의 이행,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유지되는 큰 성과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선물한 칼은 무형문화재 환도장이 조선시대 환도를 본떠 만든 작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이와 같은 칼의 의미와 가치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선물한 호신문장환도에는 '우병수'라는 이름 석 자가 각인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우병수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우리말 이름이다. 지난 5월 13일 한미동맹재단이 주관한 환송 행사에서 한미동맹친선협회로부터 선물받았는데, 성 ‘우’는 에이브럼스의 ‘ㅇ’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병수 사령관의 본관은 주한미군사령부가 있는 평택이다.

당시 국방일보가 주한미군 사령관에 대한 우리말 이름 선물 소식을 보도하면서 전 청와대민정수석의 이름 '우병우'로 잘못 표기하는 바람에 배포를 중단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쇄된 신문 14만 부는 폐기해야 했다.

최근 주한 미국대사 물망에 오르는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한글 이름은 '박유종'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고, 사령관의 부인에게는 ‘완벽한 성취’를 상징하는 노란 장미와 ‘우정’을 뜻하는 메리골드, ‘평화’를 상징하는 데이지로 구성한 꽃다발을 선물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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